화상병, 예찰·방제업무 소홀 ‘화’ 키워
화상병, 예찰·방제업무 소홀 ‘화’ 키워
  • 조형익 기자
  • 승인 2019.07.08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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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진청 점검체계 현장아닌 지자체 제출 공문에만 의존
발생농가, “보상금 나와도 10년 걸려야 제대로 농사지을수 있어”
화상병에 감염되어 폐원위기에 놓인 과원.
화상병에 감염되어 폐원위기에 놓인 과원.

과수 화상병이 매년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안일한 방역체계 및 농가의 인식부족이 화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화상병은 6월 25일 기준 전국 5개 시·군 106농가, 69.1㏊에서 발생했다. 특히 2일 현재 충북지역은 과수화상병 확진판정을 받은 곳이 충주, 제천, 음성 등 123농가로 피해면적이 88㏊에 달한다.

농진청 관계자는 “감염경로를 특정할 수 없지만 10여년 전 유입된 병균이 기상여건, 온습도, 나무상태 등 발병조건이 맞으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비바람, 매개곤충, 묘목, 작업자의 이동 등 다양한 원인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과수화상병의 확산은 농진청이 그 동안 예찰·방제 업무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며 “그 동안 농진청의 점검체계가 현장이 아닌, 각 지자체가 제출하는 공문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희대학교 오창식 교수는 지난 2일 충북대 첨단바이오연구센터에서 열린 긴급 세미나에서 “과수화상병에 대한 인식 부족과 교육 부재가 화를 키우고 있다”며 “2015년 경기 안성에서 첫 발생한 후 38번 국도를 따라 벨트모양을 확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확산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농진청이 화상병 확산방지를 위해 매몰·예찰 등 방제대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반복 발생하면서 방제대책을 무용으로 만들고 있다.

방제대책은 발생지역의 경우 연초부터 3회 방제를, 미발생 지역은 1회이상 방제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화상병이 동일한 유형의 DNA를 가진 것으로 밝혀지면서 그동안 추진했던 예방노력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즉 온·습도 등 발병 조건이 되면 언제든지 발생하는 것은 물론 인근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을 차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폐원을 한 충주의 A씨는 “우리 지역은 화상병이 발생한 곳이기 때문에 방제에 각별히 신경을 썼지만 피할 수 없었다”며 “전문가들은 매개곤충이나 묘목의 이동, 작업도구 등에 의해 감염이 된다지만 농가에서는 예방방제 외에는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폐원에 따른 손실 보상금을 받는다지만 보상금이 얼마인지 그리고 언제 나올지도 모르겠다”며 “보상금이 나온다고 해도 실질적인 소득으로 이어질 때까지는 10년 정도가 걸리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농진청 관계자는 “올해도 손실보상금으로 96억원을 마련해 집행을 하고 있다”며 “추가 발생분은 기재부 등과 협의 예산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화상병의 발생과 피해면적 등에 대해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예산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확산예방을 위해 방어선 구축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화상병의 확산속도가 지역을 넘나들며 빠르게 감염되기 때문에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 북부지역 사과 농가는 “이번에 발생한 충주, 제천 등은 우리지역과 경계를 이루는 곳이기 때문에 감염차단을 위해 발생하지 지역을 대상으로 폐원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구제역 등 가축질병의 경우 국가적 관심이 높지만 화상병은 그만큼 인식이 낮은 점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농진청은 화상병 연구를 위한 연구시설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기본설계비 3억원을 마련하고 2020년까지 총 250억원을 확보해 연구시설을 마련하고 이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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