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과수묘목 불량유통 단속 강화 절실
인기과수묘목 불량유통 단속 강화 절실
  • 조형익 기자
  • 승인 2019.04.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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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인머스켓’ 묘목 품귀…품질 낮은 불량묘목 구입 주의보
“400주 구입 후 350주서 곰팡이 발생 재식포기”
농식품부, 정식 등록업체서 묘목 구입 당부

고소득 작물로 이름이 난 일부 과수묘목이 품귀를 빚고 있는 가운데 불량묘목이 유통되고 있어 농민들이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경북 김천에서 4000평 규모의 포도과원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지난해 11월 샤인머스켓 400주를 주당 7,000원에 묘목업체에서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A씨는 “소득이 높은 샤인머스켓으로 품종을 갱신하기 위해 선금을 주고 예약해야 구입할 수 있었다”면서 “올 봄에 심으려고 포장지를 열었더니 400주 중 350주 정도에서 곰팡이가 발생해 있어 재식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묘목업체를 믿고 확인하지 않은 잘못도 있지만 어떻게 이런 것을 팔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 했다.

이는 샤인머스켓이 당도가 높고 맛있는 과일로 자리매김하면서 찾는 소비자가 늘었고, 거래단가가 타 품종보다 높은 고소득 작물로 소문이 나면서 재배면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샤인머스켓 재배면적은 올 4월 기준 1,674ha에 달한다. 지난해 953ha에 불과하던 재배면적이 1년만에 75.6%가 증가했다. 반면 켐벨얼리는 2018년 6,747ha에서 올해 6,383ha로 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거봉도 3,403ha에서 3,375ha,로 0.8% 줄었다.

샤인머스켓이 품귀를 빚으면서 하청식 묘목 생산 구조도 품질불량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묘목업계 관계자는 “묘목업체에서 묘목을 모두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업체의 경우 농가에 하청을 주는 방식으로 생산해 판매하기도 한다”며 “품질보다는 판매이익을 우선시하기 때문에 묘목의 품질은 뒷전에 밀리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했다.

충북옥천 묘목단지 관계자도 “샤인머스켓이 한창 인기 있을 때인 작년 가을 한 농원에서만 3만주를 판매할 정도로 없어서 못 파는 실정이었다”며 “농원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부 농원의 경우 물량이 달리는 상황에 중국산 물량을 대량 수입하면서 상중하 선별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일단 묶음으로 판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포도나무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관세청 포도나무 수입현황을 보면 2016년 0.6톤에서 2017년 0.4톤으로 1톤이 채 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5.7톤으로 급증했다. 올해만 1.9톤이 수입됐다.
이에 대해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업현장에서 갑자기 늘어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농가가 개별적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드시 판매신고 등 정식절차를 거친 곳에서 구입해야 품질을 보장받을 수 있다”며 “인근 농가에서 알음알음 제한적, 개별적인 구입은 개인간의 거래의 영역이기 때문에 판매단속을 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고없이 판매하는 불법 묘목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단속강화와 함께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사인머스켓 외 다른 과수품목도 품질이 낮은 묘목을 구입해 피해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경북 B지역에서 복숭아를 재배하는 한 농민은 다른 복숭아 품종으로 갱신하기 위해 묘목을 구입했으나 불량묘목으로 인한 피해를 봤다. 이 농가는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