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비작물과 태양열 소독으로 인삼 연작장해 예방
녹비작물과 태양열 소독으로 인삼 연작장해 예방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4.15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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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작장해 막아줄 친환경적 소독방법 필요
훈증제구매·초작지 비용 절감 효과

고려인삼은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중국 동북3성과 시베리아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는 다년생 약용작물이다. 생육에 알맞은 온도는 20℃ 내외로 반그늘에서 잘 자라는데, 장마철 잦은 강우에 의해 점무늬병, 탄저병 등 지상부 병해 발생이 많고, 5~6년간 장기 재배하면 뿌리썩음병이 증가하여 연작장해가 일어난다.

인삼 연작장해의 주원인인 뿌리썩음병원균을 살균하여 연작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농가에서는 토양 훈증제를 이용한 살균방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 토양훈증제로 사용되는 다조메 입제를 토양 속에 섞어 병원균을 죽이는 훈증방법은 토양 소독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다조메 입제는 지온이 15℃ 이상에서 토양수분과 반응하여 살균가스를 방출하기 때문에 지온이 높고 토양수분이 적절해야 가스 발생이 많아져 뿌리썩음병원균을 효과적으로 살균할 수 있다. 그러나 토양이 건조하면 가스 발생량이 적고, 논토양처럼 수분이 너무 많아도 약제가 불활성화되면서 가스 발생이 억제되므로 효과가 떨어진다. 모래가 많은 사양토에서는 가스가 잘 침투되어 살균효과가 높아지나 점질 토양에서는 흙속으로 가스 확산이 더디고 흙덩이 속으로 가스 침투가 쉽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훈증제를 이용하는 방법은 장점도 있는 반면 단점도 있으므로 이를 대체하기 위해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토양 소독 방법이 필요하다.

수단그라스, 옥수수, 해바라기 등은 인삼 연작장해 예방에 활용되고 있는 녹비작물이다. 인삼재배 예정지에 녹비작물을 재배하여 여름철에 토양에 넣어주고 투명비닐을 피복하면 토양 속에 혼입된 식물체가 발효되어 열이 발생하고 태양열에 의한 지온 상승으로 토양병원균의 사멸률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유기물이 분해될 때 산소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여 토양이 환원 상태로 되면서 대부분 호기성 곰팡이인 토양병원균이 더 빨리 사멸하게 된다.

녹비작물은 비교적 재배와 관리가 쉽고 잘 자라며 녹비 생체량이 많은 것이 토양 개량이나 토양 병해 방제에 유리하다. 여름철 잘 자란 녹비작물 식물체를 토양에 많이 넣고 비닐로 덮어 태양열 소독을 해주면 지온이 높게 올라 좋다. 7월 하순경 10a당 녹비 생체중은 수단그라스, 해바라기가 5톤, 옥수수가 9톤 정도 생산된다. 연구진은 녹비작물을 7월 하순경 트랙터 로터리로 토양에 혼입해 주고 투명비닐을 피복하여 8월 하순까지 태양열 소독처리를 해주었다. 그 결과, 인삼의 작토층에 해당하는 지하 20cm 깊이에서 최고 지온은 무처리 33.2℃, 옥수수 41.5℃, 해바라기 41.8℃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온이 40℃ 이상 상승하면 토양전염성 병원균이 사멸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뿌리썩음병원균은 40℃에서 15시간 경과하면 사멸하고 45℃에서 5시간 경과하면 사멸된다.

아울러, 지하 20cm 깊이에서 40℃ 이상 경과 시간은 옥수수 36시간, 해바라기 77시간으로, 해바라기가 더 길어 토양 소독 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녹비작물의 토양 환원과 태양열 소독으로 실제 2년생 인삼의 뿌리썩음병 발생률은 22.2%, 아무 것도 처리하지 않았을 때인 66.3%보다 눈에 띄게 낮았다.

태양열 소독은 비닐 구입과 피복작업에 비용이 들어가지만, 훈증제와 같은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고 훈증제 구매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초작지(처녀지)를 찾아 먼 곳까지 옮겨 다니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성우<농진청 원예원 인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