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 100억불 시대를 연다
농식품 수출 100억불 시대를 연다
  • 조형익 기자
  • 승인 2019.04.0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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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입맛 사로잡는 과일로 대접받는 ‘울산보배’
울주군과 맞손 … 매년 현지 소비지 시장반응 점검·평가 시행
168ha 규모 수출 전문 재배단지 조성, 3천590톤 생산

■울산원예농협

김철준 조합장을 비롯해 울산원협 관계자들이 미국현지 대형마트에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철준 조합장을 비롯해 울산원협 관계자들이 미국현지 대형마트에서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

‘울산보배’로 불리우는 울산배는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고품질 배로 소문이 자자하다. 울산배는 과거부터 임금님에게 진상될 정도로 맛있고 귀한 배로 사랑을 받아 왔다. 울산지역의 해양성 기후와 많은 일조량, 토양 등 최적의 생육조건과 농업인, 울산원예농협(조합장 김철준)이 중심에서 있었기 때문에 그 명성이 현재에도 이르고 있다.

# 세계로 나가는 울산보배…맞춤형 선별은 맛의 비결

울산원협은 지난해 설립 60주년을 맞으며 국내 배산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다하기 위해 내수시장은 물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울산원협은 1989년 대만으로 배를 처음 수출한 이후 1999년 대미수출 단지가 조성되면서 배수출 조합으로 거듭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개화기 무렵 기습적인 한파로 인한 냉동해 피해를 입은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에서도 대미 수출물량 350톤, 브라질 50톤, 베트남 100톤 등 총 700톤의 원황, 신고배를 수출했다.
울산원협 관계자는 “과거 국내 배산업은 생산량이 많더라도 소비가 뒷받침되면서 타 과일에 비해 경쟁력이 있었으나 내수 소비부진 등 소비지형이 변화하고 각종 수입과일이 들어오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며 “농산물 수출은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안정 목적과 맞물리면서 해외시장 개척이 적극적으로 추진, 농식품 수출 백만불 시대를 열어가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울산원예농협 APC에서 엄선된 배는 미국 등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비결이 되고 있다.
울산원예농협 APC에서 엄선된 배는 미국 등 현지인의 입맛을 사로잡는 비결이 되고 있다.

특히 배 수출시장 개척을 위해 울산원협은 울주군과 손을 맞잡으면서 수출을 활성화 하는 등 협력사업의 좋은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양 기관은 수출 확대를 위해 매년 미국, 동남아, 호주 등에 한인 교포와 같이 현지 소비지 시장의 반응 등을 점검, 평가를 한다. 이를 통해 등 해외시장의 공략 포인트를 찾고 있다. 또한 미국 등 대형마트에서 판촉홍보활동을 펼치면서 현지 판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상품성이 높은 배수출을 위해 울산원협은 168ha 규모의 수출 전문 재배단지를 조성, 3,590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수출은 품종별로 8~9월에는 조생종인 '원황'과 '황금'이, 10~12월에는 '신고' 등 중만생을 수출한다. 배 수출 전문생산단지에 참여하는 농가는 110여호에 달한다.
또한 울산원협은 2009년부터 배가공 공장을 가동, 배즙을 미국, 호주 등으로 수출하고 있다. 배즙 수출은 김철준 조합장을 비롯한 미국수출개척단이 현지 대형마트에서 판촉홍보 활동이 강화되면서 현지 판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는 하와이로 배즙을 수출을 계기로  유럽이나 동남아 등에도 수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달초 이상기온으로 냉해를 입은 수출단지농가에 김철준 조합장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이달초 이상기온으로 냉해를 입은 수출단지농가에 김철준 조합장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울산원협의 배즙은 미국시장에서 2.5kg(100ml×25개)로 판매되고 있다. 최근에도 2.5kg 박스 2500박스를 수출했다. 울산원협의 배가공방식은 일반업체와 다르게 만들어진다. 일반기업에서는 생과인 배에 물을 첨가하는 중탕방식이지만 조합은 순수하게 배만 착즙하는 착즙방식으로 하고 있어 미국 내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또한 파우치도 먹기 편하게 스파우트 파우치 형태로 제작한다. 또한 HACCP 인증을 받을 정도로 안전, 청결 위생도를 높이고 있다.
울산원협 관계자는 “일반적인 파우치는 음료를 먹다가 흘려 옷을 버리기도 하지만 빨대형으로 제작된 스파우트 파우치는 먹기도 편하고 흘리는 염려가 없다”며 “작은 것 하나부터 세심하게 만들어야 소비자의 마음도 움직이지 않겠냐”고 했다. 이어 “농협은 일반기업과 달라서 경제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도 대부분 농가에 환원되는 특성이 있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싶지만 생산원가가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외시장 개척과 소비지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산비 등 다양한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외국인의 식감 등 만족도 높은 배를 위해 엄격한 정확한 선별을 한다. 특히 율리사업소에 거점산지유통센터(APC)를 마련하는 등 수출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균일한 품질, 제품의 표준화, 대량구매, 대량소비라는 측면에 대응하면서 효율성을 높이는 역할을 해 나간다는 것.

미국현지에서 판촉활동중인 김철준 조합장
미국현지에서 판촉활동중인 김철준 조합장

# 생산의 핵심, 현장 맞춤형 지도사업

고품질 배 생산의 핵심은 지도사업이다. 이를 위해 울산원협은 시기별 다양한 영농강습 교육을 하고 있다. 특히 수출농가를 위해 병해충, 양분관리를 비롯해 수확후 관리까지 연중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울산원협 관계자는 “고품질 과일생산과 수출국의 맞춤형 배 생산을 위해 다양한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전문지도사가 수출단지 농가를 대상으로 시기별 적기방문 교육을 실시하는 등 차별화된 기술노하우를 전수, 고품질 배를 생산하게 하는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영농교육을 일방향 지도가 아닌, 지도사와 조합원 상호간 소통하는 방식인 실천형 현장 중심으로 진행돼 조합원들 호응이 높다”고 했다.
아울러 울산원협은 수출농가를 위한 배박스와 칼슘제 무상제공, 퇴비지원 확대, 배봉지 40% 할인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인터뷰 / 김철준 울산원예농협 조합장
“현지 소비자 정서 반영한 마케팅
전략으로 해외 주류 시장 접근해야”

“대미 중심의 수출 시장을 넘어 동남아, 남미 등 다양한 곳으로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배 수출시장이 미국중심으로 치우치면 농가보다는 수출업체만 유리해 질 수 있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에게 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류바람을 적극적으로 활용, 해외시장을 개척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국배가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배로 오인되는 것을 방지하지 위해 울산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수출단지 50ha면적에 4개년 개획을 수립하는 신품종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했다. 품종갱신은 그린시스, 조이스킨, 한아름 등 새롭게 육종된 품목이다.
김 조합장은 “품종 갱신을 높이기 위해 외부인력이나 자가 갱신 구분없이 1접순 당 1000원을 지원한다”며 “4~5년이 지나면 고품질 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외국인은 우리와 다른 음식문화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미국 등 현지인의 정서를 자극하는 마케팅을 추진해야한다”고 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배산업의 재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면서 현지 소비자 중심의 품종을 통해 미국 등 주류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