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 맛있는 단감, 품종 독립선언을 이끌다
우리가 만든 맛있는 단감, 품종 독립선언을 이끌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4.0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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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우수한 새로운 품종개발 및 보급 필요
국내 개발 단감 품종 식미우수·가공용이 장점 커

감은 가을의 정취가 담긴 전통과수로 우리의 육체 건강과 마음의 건강을 함께 치유하는 고마운 나무이다. 감은 예로부터 식용뿐만 아니라 약용으로도 애용되었는데, 피로에 지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과 식이섬유 및 카테킨 등 폴리페놀 성분은 우리의 건강지킴이로 손색이 없다.

또한 봄에 꽃을 보고, 여름에는 그늘을 즐기며 가을에는 감잎에 물든 붉은 단풍은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제공하며, 겨울 감나무 꼭대기에 까치밥으로 남겨 놓은 감은 자연과 조화롭게 살고자 하는 우리 조상들의 넉넉한 인심의 표현으로 감나무는 사계절 우리에게 행복과 마음의 위안을 안겨주었다.

전 세계에 400여 종의 감나무가 분포하고 있으며, 그 중에 식용으로 이용되는 감나무 속은 감(D. kaki), 고욤(D. lotus), 미국감(D. virginiana), 유시(D. oleifera) 등 4종에 불과하다. 감의 학문적 이름인 ‘Diospyros’의 글자 자체 의미는 ‘제우스신의 밀’이지만 ‘신의 과일’ 이란 의미이고, 영어 이름 ‘Persimmon’은 북미 원주민인 알곤킨 족이 ‘건조 과일’이라는 의미로 사용한 ‘putchamin 또는 pessamin’에서 유래하였다.

감은 떫은맛의 유무에 따라 떫은감과 단감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이용해오던 감은 모두 떫은감이다.

떪은감은 수용성 타닌이 많아서 떫은맛을 나타내므로 타닌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가공을 해야만 먹을 수 있는데, 대부분 곶감과 홍시의 형태로 가공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시대 흐름에 맞춰 디저트와 간식용으로 아이스홍시, 홍시스무디, 반건시, 감말랭이 등 가공 형태가 다양화되고 있다.

이에 반해 단감은 1910년대에 일본에서 처음 들어왔으며, 주로 생과의 형태로 소비된다. 우리나라에서 주로 재배되는 단감 품종은 만생종인 ‘부유’, ‘차랑’ 등이며 지금도 이 2품종의 재배면적이 전체 재배면적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부 조생종인 ‘서촌조생’과 ‘상서조생’ 품종이 추석출하용으로 재배되고 있다. 이들 품종들은 대부분 일본 재래종으로 현대 소비자들의 입맛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품질이 우수한 새로운 품종의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소에서는 2007년에 감연구실을 신설하여 새로운 품종개발을 시작하였으며, 지금까지 완전단감 8품종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다. 수확시기별로는 9월에 수확이 가능한 추석용 조생종인 ‘조완’과 그 이후에 이어질 ‘원추’, ‘원미’, 그리고 생리장해 발생이 없는‘판타지’가 있고, 10월 중순에는 껍질째 먹는 ‘연수’와 고당도의 ‘로망’그리고 10월 하순에는 수출용으로 무핵 재배가 가능한 ‘올플레쉬’, 수분수 품종인 ‘스위트폴리’, 마지막으로 과실이 크고 맛있는 ‘감풍’이 현재 보급 중에 있다.

특히 조생종이면서 생리장해가 없는 ‘원추’와 과실이 크고, 과육이 아삭하고 맛있는 ‘감풍’은 현재 농가 현장에 요구가 많은 품종이다. 또한 2018년에 선발된 ‘판타지’는 조생종으로 식미가 우수하고 과실의 모양이 기존의 단감과 차별화 되어 앞으로의 단감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감이 1910년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나, 재배중인 대부분의 단감은 수꽃이 없어 교배를 통해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최근에 일본에서 완전단감이며 수꽃이 피는 품종이 개발 된 이후에 다양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품종들의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다.

국내에서 개발된 단감 신품종은 기존의 품종에 비해 식미가 우수하고, 생과뿐만 아니라 홍시나 곶감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단감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201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만든  ‘조완’, ‘감풍’, ‘로망’등 단감 품종들이 순천, 장성, 무안, 창원 등의 주산지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으며, 올해에는 일부 농가에서 첫 수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가 만든 맛있는 품종이 2020년부터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하면, 소비자들은 달고 부드러운 육질을 가진 우리품종의 장점을 알게 되고, 이는 단감산업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경복<농진청 원예원 배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