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웅 충북농원 회장
강길웅 충북농원 회장
  • 류창기 기자
  • 승인 2019.03.11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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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목산업, 남북농업협력 열매 보람”
남북농업경협 당시 옥천이원묘목 7만주 북송

“최근 남북농업협력이 논의되고 있는 시점에 옥천이원 중심의 과수 묘목도 북한에서 열매를 맺었으면 합니다.”

50년 경력의 옥천이원 묘목산업 선구자인 강길웅 충북농원 회장(80)은 지난 2005년 남북농업경협 당시 옥천이원 묘목 7만주를 북한 남포항을 거쳐 보냈다.

강 회장은 “남포, 개성 지역에 이틀 동안 머물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묘목 식재와 재배기술 등을 전수했다”며 “아직 북한의 경우 원예농업 기술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옥천 이원의 질 좋은 묘목이 하나의 매개체,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최근 국내 묘목도 타지키스탄 등 내륙국가에 수출길을 열었다”며 “타지키스탄 대사가 직접 옥천을 찾아 최신식 저장고 및 하우스 시설을 참관했다”고 밝혔다.

타지키스탄은 인구 850만명의 내륙으로 최근 묘목산업을 국책사업으로 추진, 지난 2017년 충북농원과 과수 묘목 5만5천주 수출계약을 맺었다.

강 회장은 국내 과일 농가들에게 “신품종을 먼저 심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며 “농가들의 경우 변이육종 방식을 통해 신품종을 개발하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농촌진흥청 등에서 신품종 개발 및 보급에 대한 연구 투자가 선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올해 묘목시장에 대해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이상기후로 농가묘목 생산물량이 절반 정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 과일들이 아직 우리과일보다 못하다”고 밝혔다.

특히 충북농원은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농원으로 5천평 면적에 1천500평의 묘목 저온저장고를 운영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일본 등을 방문하고 현지 기술을 습득, 내부 온도 2~3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저온저장고를 국내 묘목시장에 미리 시도했다.

강 회장은 “50년 묘목 경력에서 가장 보람된 일은 과일 열매와 같은 자식들 농사를 잘 지은 것”이라며 “둘째 아들이 대를 이어 농원을 잘 보살펴 주고 있기 때문에 뿌듯하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장남은 대전대 교수, 딸은 화가, 둘째 아들인 강병연 사장은 충북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충북농원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강 회장은 “옥천 이원은 토질 및 기후조건이 묘목 재배에 가장 적합하고 70여년이 넘은 재배기술의 축적으로 전국 묘목 생산 및 유통의 중심지로 발전했다”며 “전국 묘목 생산량의 50%, 유통량 65%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자랑하는 이원묘목이 전국 방방곡곡 농업현장으로 판매되어 뿌리를 내리고 잘 자랄 수 있도록 충북농원이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 회장은 “예전에 비해 과수 농민들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옥천 농원들도 쇼핑몰 운영, 온라인 상담 등을 통해 발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길웅 회장은 옥천이원 묘목 지구의 선구자로 이원과수묘목협회 초대회장을 역임했고, 한국과수종묘협회 창설을 주도, 현재 고문으로 후계농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