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높이는 버섯유전자원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높이는 버섯유전자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2.1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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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물다양성 인지도 확산해야
버섯연구 출발점 유전정보 효율적 활용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지도가 78%(2018년 기준)라고 한다. 생물다양성 이익공유가 골자인 나고야의정서가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2019년부터 추진되는 국가생물다양성전략(4차)을 통해서 생물다양성 가치를 사회전반에 확산하고 생물다양성은 보전대상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이용을 통해 국민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을 위해 관련부처가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지도를 2023년까지 90% 수준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버섯분야에서도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인지도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버섯의 생물다양성 관련 연구기관이 있음에서 불구하고 관련 전문가가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이 이를 반증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버섯은 약 1,900 여 종에 이른다. 아직 보고되지 않은 종을 포함하면 5,000 여종 이상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버섯유전자원의 확보, 보존을 통해 버섯연구기반을 구축함으로써 새로운 품목 개발, 품종 육성, 소재화 연구 등 국내 버섯연구 활성화에 기여해 오고 있다. 생물다양성분야를 포함한 버섯연구의 출발점은 채집한 버섯자원의 정확한 종 판별이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을 활용한 종 판별기술이 개발되어 적용되고 있으나, 버섯의 형태적인 특성을 기준으로 한 분류동정이 병행되어야만 한다. 따라서 버섯 생물자원뿐만 아니라 건조표본도 중요하다. 금년부터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보존 중이던 버섯건조표본이 버섯과로 이관되어 관리하게 된다.

버섯연구의 출발점인 분류동정을 위해 중요한 건조표본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버섯자원연구와 재배기술 개발 및 품종육성 연구와의 시너지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버섯과에서 보유중인 버섯유전자원은 약 4,800 여 점, 버섯건조표본은 27,000 여 점 달한다. 버섯유전자원과 건조표본의 양적인 면에서는 국내 최고의 버섯연구기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춘 셈이다.

나고야의정서 발효에 따라 국내에서 자생하고 있는 자원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보유자원의 활용성을 높이는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버섯유전자원은 버섯과 뿐만 아니라 각 도농업기술원, 대학, 산업체의 연구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버섯연구개발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유전자원의 학명이 정확하게 동정되어야 하고, 최적배양특성, 장기적인 안전보존조건이 구명되어야 한다.

특히 품목과 품종개발의 목적이 가공이나 기능성 소재 개발인 경우 영양성분과 기능성 지표물질의 함량, 기능성 등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따라서 버섯유전자원의 활용을 위해서는 야생자원 채집, 분류동정, 배양특성 구명, 장기보존, 유용물질과 기능성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 확보를 위한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매년 300-400 여 점의 야생버섯자원이 새로 채집되고, 동시에 보존중인 유전자원에 대한 특성평가가 지속적으로 조사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과정을 통해 확보된 방대한 정보는 체계적인 관리와 연구자 맞춤형 활용을 위해서는 정보화 과정이 필수적이다. 현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원예특작정보화위탁사업을 통해 버섯유전자원정보공유시스템의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버섯과 내부 연구자전용으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나, 조만간 도농업기술원 등 외부 연구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외부망을 구축해 나아갈 계획이다.

아무리 많은 유전자원과 방대한 정보가 축적되어 있다 하더라도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에 불과하다.

버섯유전자원 본연의 존재가치는 새로운 자원의 확보와 보유자원에 대한 평가를 통해 핵심유전자원을 선발하고 동시에 정보공유시스템을 구축하여 활용도를 극대화시켜 버섯연구개발과 산업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빛을 발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보유자원의 양적인 측면에서의 국내 최고수준을 넘어서 유전자원의 활용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질적인 측면에서도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수준의 버섯자원연구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연구기반의 확충과 역량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다.

■이강효<농진청 원예원 버섯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