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가족시대 중소과종 수박으로 새로운 수요 창출해야
핵가족시대 중소과종 수박으로 새로운 수요 창출해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2.07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운반쉽고 음식물쓰레기 적은 중소과종 개발필요
육종정보교환·공동개발시스템 기반돼야

수박은 고온에서 잘 자라는 대표적인 여름철 과일이다. 수분함량이 많고 과당, 포도당 등 당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여름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시원한 수박을 한입 베어 물면 갈증해소와 함께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 특이한 점은 이렇듯 여름철을 대표하는 수박이 최근에는 겨울철에도 하우스 내에서 재배되어 한겨울에도 맛볼 수가 있다는 점이다. 겨울수박 재배면적은 전국적으로 200ha 내외로 아직은 미미하지만 경남 함안지역은 겨울수박 전국 생산량의 70%를 점유하여 농가소득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 수박 재배면적 및 생산량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1995년에는 전국적으로 4만5천ha에 110만 톤의 수박이 생산되었는데 2017년 현재는 1만3천ha에 51만 톤이 생산되어 재배면적 기준으로 28%, 생산량 기준으로는 46%에 그치고 있다.

수박의 수요 감소는 바나나, 키위, 파인애플, 체리, 망고 등 수입과실의 급속한 증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현대의 핵가족 또는 1인 가구의 요구와 동떨어진 재배 및 유통관행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보통 8kg 이상의 대형수박이 마트에서 가격도 높고 농가 소득도 높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사들고 집에까지 가져가는데 여간 고역이 아니다. 또한 1인 가구, 핵가족 가구가 대부분인 가정에서 수박 1통은 양이 너무 많아 대부분은 남은 수박을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보관하곤 하는데 위생상 권장할 방법은 못된다.

몇 년 전에는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서 구입한 수박을 가정에서 주로 이용하는 방법으로 7일 동안 냉장 보관한 결과 랩으로 포장해 냉장 보관한 반쪽 수박 표면의 최대 세균수가 초기 농도의 3,000배 이상으로 증가해 배탈이나 설사 등을 일으킬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한 바도 있어 큰 반향을 일으킨 적도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기존의 대형과에 비해 무게가 2~5kg 정도 되는 중소과종 수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각자 가정의 식구 수에 맞춰 적당한 크기의 수박을 구입하면 운반하기 쉽고 반쪽과일의 처리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된다.

또한 작은 크기의 수박은 껍질이 얇아 음식물쓰레기가 덜 배출된다는 장점도 있는데 중소과종 수박 중 크기가 작은 것은 미니 수박, 애플 수박으로 불릴 정도로 아주 작은 것도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장점이 있음에도 아직 중소과종 수박의 생산 및 수요는 크게 증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과종 수박은 일반 대형수박의 1주(식물체) 1과 착과 대신 1주 2과를 달아 생산성을 높이고는 있으나 중소과종 2개를 합친 가격이 대형과 1개에 미치지 못하여 수익이 떨어진다. 또한 일부 품종은 과실껍질이 지나치게 얇아 수박이 갈라지는 증상(열과)이 매우 심하게 발생한다. 특히 중소과종은 수박의 당도 및 식감이 아직은 대형과에 비해 떨어지는 경향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에는 미흡한 상황이다. 

금후 수박산업의 진흥을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히 만족할 수 있는 고품질의 중소과종 수박을 조속히 개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현재 농촌진흥기관 및 민간 육종기관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나 개별적인 연구개발보다는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고 공동으로 개발하는 시스템을 갖춰 성과가 가시화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최근에 개발된 품종을 대상으로 온도 관리, 토양수분 관리, 시비방법, 줄기유인 등 중소과종 수박에 맞는 새로운 재배기술도 조속히 개발되어야 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사과 크기의 아주 작은 사이즈부터 가슴에 안을 정도의 커다란 수박까지 다양한 크기의 수박이 마트에서 서로 경쟁하며 전시되어 있고 손님들은 우리 가족에게는 어느 크기의 수박이 적당할까라는 고민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듯하다.

■김승유<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