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업계 올해도 심상치 않다
화훼업계 올해도 심상치 않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1.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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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화 가격 10년째 제자리걸음…자조금 등 특단대책 시급
“졸업시즌 등 반짝수요만 바라볼 수 없어”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화원들이 졸업시즌에도 불구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양재동 화원들이 졸업시즌에도 불구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화훼 시장가격이 졸업시즌을 맞아 어느 정도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 특단의 소비대책을 마련하지 않는 한 화훼농가들이 농사를 포기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 발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10년 화훼시장의 추이를 보면, 시설투자 대비 졸업시즌에도 장미, 후리지아 등 절화의 시장가격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반면, 품질향상을 위한 농가들의 생산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구산장미영농조합법인 등 화훼 유통업계는 졸업시즌을 맞아 이달 600만개이상 콜롬비아, 에디오피아산 장미 절화 물량이 수입돼 유사도매시장을 잠식함에 따라 농가들이 울며 겨자 먹기 상황에도 시들기 전에 팔아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T화훼공판장에 따르면 졸업시즌에 주로 쓰이는 장미의 이달 1일~10일 평균 거래물량은 7만5천700속으로 작년 같은기간대비 1만속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이달 1일~10일 장미의 평균 거래가격은 1만636원으로 작년대비 40%이상 상승하며 졸업시즌을 맞아 반짝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튤립의 경우 이달 1일~10일 평균 거래가격은 8천43원으로 작년대비 19%이상 상승했다.

안개꽃의 경우 이달 1일 ~10일 평균 거래가격은 1만7천165원으로 작년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화훼농가들은 이같은 호조세의 경우 연중 졸업시즌에만 반짝할뿐, 10년 전 졸업시즌 가격인 7천원~9천원 수준과 비슷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화훼농협 탁석오 이사는 “10년 전 2만원 수준이던 10kg 쌀값의 경우 올해 3만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졸업식 장미 등 화훼가격은 10년 전과 거의 비슷한 가격 수준”이라며 “100평 기준 시설투자비용이 대략 2천500만원이상 투자되는 화훼농가들이 과연 10년 가격으로 부채를 갚고 버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화훼농협 박종원 조합원은 “졸업 시즌, 결혼식 등 반짝 행사 수요만을 보고 화훼농사를 하기에는 시설 투자에 들어간 비용과 부채가 상당하다”며 “같은 동네 한 화훼농가는 빚을 감당하지 못해 말 그대로 야반도주를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고 하소연했다.

박 조합원은 “우리 사회가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만능주의로 차츰 변화하면서 가정부터 꽃을 사랑하던 문화가 사라진 것이 안타깝다”며 “유럽·일본과 같이 생활 속 화훼소비 문화를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구산장미영농조합법인 조정훈 대표는 “농가들이 당장 돈벌이보다 기본에 충실하고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자조금사업으로 실제 농가들의 소비 활성화에 대한 생각을 반영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aT화훼사업센터 관계자도 “졸업식 등 특별한 날 이벤트 의미로 화훼만의 소비 가치를 전할 수 있다”며 “센터도 올해 홍보 마케팅 사업을 강화해 생활 속 화훼소비를 늘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류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