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 한국포도회 부회장
박용하 한국포도회 부회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1.02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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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냉온풍장치, 훠이 이용해 농가소득 극대화
수출·급식으로 물량격리해야 포도산업 산다
박용하 봉도월 포도원 대표가 전정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박용하 봉도월 포도원 대표가 전정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포도회의 박용하 부회장은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온 유기농 거봉을 생산해내고 있다.

거봉은 켐벨얼리와 샤인머스켓과는 달리 쏟아지는 현상 때문에 유기농 생산이 힘들다. 박 대표가 유기농법에 관심을 가졌던 것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박 부회장은 “경기침체로 소비량이 줄고 폐원도 많아지면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무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기른 유기농 거봉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특산물로 납품됐고, 2014년부터는 서울지역 친환경 급식으로 귀한 대접을 받는다.

박용하 대표는 급식으로 물량을 빼 내는 것은 내수침체를 이겨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가격 폭락을 극복하기 위한 또 하나의 물량 격리방법은 수출이다.

2015년 시작한 수출은 영농법인으로 모인 80농가들을 기반으로 샤인머스켓과 거봉 공동출하 후에 이뤄진다.

해당 법인은 중국수출을 하면서 제1호 신선농산물로 선정되고 신선농산물 단지로 지정받는 쾌거를 이뤘으며 박 대표는 지난 12월 열린 농촌진흥청의 농식품 수출경진대회에서 수상했다.

한편 박용하 대표는 구랍 27일 농촌진흥청에서 선정한 과수농업분야 2018년 최고 기술명인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국포도회 부회장직과 한국포도유통영농법인 대표, 유통사업단장을 맡고 있으며 회원들은 그의 뛰어난 선도 기술을 전수받고자 한다.
잎 크기나 줄기, 마디 크기 굵기와 상태를 보면 어느 성분이 필요한지 수상진단이 가능한 기술을 지닌데다 뛰어난 시설 환경 조성 능력 때문이다.

1ha에 이르는 거대한 포도 가온시설이 인상적이라는 말에 박 대표는 “토목업에 종사했던 기술을 바탕으로 마련했다”며 “포도 비닐하우스로는전국에서 제일 클 것”이라며 웃음지었다.

박용하 대표는 평화의 댐 진입터널을 뚫은 경험을 살려 지열을 이용하고 바람으로 대류현상을 일으키는 가온시스템을 개발했다.
포크레인을 빌릴 돈이 없어 1.9m~2m 깊이를 손수 삽으로 파 내야 했고, 그 노력이 바탕이 되어 지중냉온풍장치를 개발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지열 히트 펌프와 온도는 1~2℃ 차이나는데 그치지만 비용은 1/20가량”이라며 “바람을 밀어주는 모터가 고장나지 않고서는 딱히 소모되거나 고장나는 곳이 없어 유지비도 극히 적고 반 영구적인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해당 기술을 특허비 없이 모든 농민이 사용할 수 있다.

박용하 대표는 포도가 잘 자랄 수 있는 인프라 마련에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수확량을 늘리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디지털 조류 퇴치기 훠이를 이용해 새를 쫓기 시작한 것이다.
박 대표같은 프로 중 프로도 조수해로 인한 속앓이가 심했다.

그는 “망, 폭죽기, 독수리연, 모터 허수아비, 음향기계 등 써보지 않은 방법이 없다”며 “심지어 시설과 나무가 망가지든 말든 조류퇴치용 공기총을 발포해야 할 만큼 골치아픈 문젯거리였다”고 말했다.

새가 포도 한 알을 쪼아 먹으면, 터진 껍질로부터 즙이 흘러 나머지 포도알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조류피해를 입은 포도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상품 수확량이 늘어났다.

온갖 소음과 자극에 익숙한 텃새는 다소 둔한 반응을 보일지는 몰라도 새를 쫓는데 가장 확실한 효과를 봤다.

박 대표는 “100박스 생산시 30박스는 피해를 입었었다”며 “현재는 조수해 피해 80%가 줄어 아주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