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민 예산사과와인(주) 대표
정제민 예산사과와인(주) 대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12.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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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문화가 만든 가을이야기 ‘추사와인’
예산 황토밭에서 자란 사과로 명품와인 만든다
정제민 대표가 예산에서 길러낸 속빨간사과 '레드러브'로 만든 사과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정제민 대표가 예산에서 길러낸 속빨간사과 '레드러브'로 만든 사과와인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는 개성있는 소비의 시대입니다. 보여주는 농업, 역사와 이야기가 깃든 식품만이 살아남을 것 입니다”

농업회사법인 예산사과와인(주) 정제민 대표가 고수하는 원칙은 명확하다.

제품의 시작은 기업이 아니라 지역과 원료여야 한다는 것.

예산사과와인의 ‘추사와인’ 브랜드는 예산지역에서 크고 자란 사과와 블루베리를 이용해 술을 담는다.

단순히 술을 만드는 양조장일뿐만 아니라 장인어른인 서정학(예산능금농협 조합원) 은성농원 대표의 사과밭을 이용한 관광사업을 함께 운영한다.

3ha의 사과밭 곁에 마련된 시설에서 파이와 쨈, 와인 등을 직접 만들고 마셔볼 수 있는 체험형 와이너리를 완성했다.

연간 약 3만5천명이 방문하며 그중 7천여명이 외국인이다.

이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중국 사천성 성장, 허베이시 부시장 등이 방문했으며 작지만 강하고 아름답게 길러내는 사과밭과 와인제조 기술에 감탄을 했다.

추사와인은 물과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고 1개월 발효 후 10개월 이상 숙성되며, 사과 브랜디는 프랑스의 칼바도스(Calvados)처럼 오크통 숙성 작업을 3년간 더 거친다.

정제민 대표는 “육가공품 하몽과 프랑스 증류주인 꼬냑은 모두 지역명”이라며 “우리나라는 기업의 이윤추구 원칙에 의해 식품들이 출발해 누가 농사지었는지는 커녕 무엇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꼬냑’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기 위해선 꼬냑 지방에서 재배된 포도를 이용해 규정에 맞는 증류기를 사용해야만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표 술이라고 하는 소주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된 카사바를 주 원료로 하고 있고 심지어는 막걸리도 수입쌀로 제조하는 행태는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장인정신을 떠올리게끔 하는 예산사과와인의 신념은 대한민국 우리 술 품평회 대상,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 품평회 동상, 한국전통주품평회 금상 등 화려한 수상실적을 거두게끔 했다.

정제민 대표가 체험농장과 양조장을 함께 운영하는 유럽식 와이너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외국에서 와인공부를 하며 얻은 깨달음 때문이다.

정 대표는 “외국의 와인 만드는 곳을 방문해보니 체험농장과 브랜디 및 와인을 만드는 시설이 공존하더라”며 “농업과 문화가 결합된 상품으로 단순한 술 공장이 아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정제민 대표는 우리나라도 가공식품에 원료, 지역, 문화를 따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본다. 소비의 흐름이 농민과 마을 지역이 강조되는 로컬푸드로 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 대표는 “보통 막걸리는 경기막걸리보다 포천막걸리, 이동막걸리 순으로 선택하게끔 된다”며 “가장 작은 단위에서 희소성과 스토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 대표는 저품위 과일을 가공용으로 전환하는 것이 아닌 가공용을 전문으로 한 품종의 재배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가공용에 맞는 품종과 재배방법을 개발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현 정부는 로컬푸드에 관심이 크지만 아직도 정책이 지역단위가 아닌 거시적으로 마련된다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