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도약 꿈꾸는 ‘딸기’
제2의 도약 꿈꾸는 ‘딸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12.0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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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제철 겨울로 바꾼 ‘설향’ 연구 이어가야
꾸준한 신품종 개발로 로열티부담 줄이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일본 컬링 선수들 덕에 유명세를 탔던 딸기는 맛과 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속살을 가졌기에 어린 아이부터 치아가 불편하신 고령자까지 누구나 좋아하는 과일의 여왕이다. 딸기는 여러 과일 중에서도 혈당지수(GI)가 낮아 당뇨병 환우에게도 좋은 과일로 여겨진다.

국내 딸기 산업은 최근 수경재배 기술 등 시설 원예의 발달과 이른 수확이 가능한 딸기 품종의 개발로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딸기는 과거에 이른 봄철이 되서야 흔히 볼 수 있는 과일이었지만 현재는 감귤과 더불어 겨울철 대표 과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중이다. 비록 겨울철 딸기 가격이 봄철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 품질과 신선도가 높기에 재배 농민과 소비자 모두 겨울철 딸기를 반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불과 1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딸기 제철이 봄에서 겨울로 바뀌고 생산액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된 배경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논산딸기시험장에서 개발한 ‘설향’이라는 국산 품종과 함께 새로운 도전 정신과 열정이 넘치는 딸기 재배 농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된다. ‘설향’품종이 농가에 처음 소개되었을 때 일본 품종인 ‘육보’와는 다른 재배 특성과 봄철 무른 과실 품질로 인해 초기에는 재배에 실패하고 외면하는 농가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여러 차례 사라질 뻔한 위기를 겪었던 ‘설향’은 다행히 그 진면목을 발견하고 재배에 성공한 몇몇 선도 농가가 생기면서 단기간에 일본 품종을 제치고 현재는 국산 대표 딸기 품종이 되었다.

이처럼 기존에 많이 재배되고 있는 품종에서 탈피하여 신품종 고유의 특성을 살리고 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우여곡절과 시련이 필요하다.

국산 품종 ‘설향’의 개발을 통해 아직도 생생한 일본과의 로열티 분쟁으로 몰아친 거친 파고를 넘었다면 새로운 딸기를 개발하는 육종가들에게 ‘설향’은 또 넘어야 할 큰 산이다. 로열티 현안 해소와 국산 품종 보급률 제고가 우리나라 딸기 산업 제 1의 도약기였다면, 새로운 딸기 산업 제 2의 도약을 위해서는 우수한 신품종의 개발이 꾸준히 이어져야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95%에 가까운 딸기 보급률을 달성했으면 딸기 품종 개발 연구를 그만해도 되는 것이 아닌가라고 언급한다.

그러나 비싼 로열티를 내야하는 일본 품종이 또다시 국내에 재배되어 농가의 큰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관련 연구는 지속되어야 한다. 기존에 재배되는 품종보다 맛있고 수량 많고 병에도 강해서 재배가 수월한 품종을 개발하는 것은 육종가의 꿈이자 풀어야할 큰 숙제이다. 당장의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끈기 있는 연구 개발을 통해 어느 순간 빛을 발휘하는 것이 바로 농업 연구의 특성이라 생각된다.

또한, ‘설향’이라는 품종으로 치우쳐 재배되는 딸기 시장은 앞으로 소비자에게 외면당할 수 있기에 지역별로 품종의 다양화와 고품질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죽향’이 재배가 다소 어렵고 수량은 비록 적지만 전남 담양 지역에서 봄철 고품질 딸기로서 명성을 이어오는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최근에 개발된 ‘킹스베리’, ‘금실’, ‘아리향’ 등도 기존 품종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품종 나름의 특성을 살리는 재배법을 찾고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딸기 산업의 외연이 보다 확장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딸기 산업 제 2의 도약을 통해 앞으로 농업인 소득을 향상시키고 시장에서 보다 다채롭고 건강한 딸기가 선보이기를 기대한다.

■김대영<농진청 원예원 채소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