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농가, 전기요금 위약금 폭탄 폐원 위기
파프리카 농가, 전기요금 위약금 폭탄 폐원 위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12.0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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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기본공급약관 몰라 … 계도기간 시행 절실
“농사짓고 있음에도 산업용요금 적용 부당”
최중락 더웰농업회사법인 대표이사가 파프리카 재배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최중락 더웰농업회사법인 대표이사가 파프리카 재배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한국전력의 기본공급약관을 몰랐던 파프리카농가가 위약금 폭탄으로 폐원위기에 놓였다.

올해로 파프리카 재배가 22년째인 더웰농업회사법인(유)(대표이사 최중락)은 지난 9월 한국전력 오산지사의 갑작스런 조사로 위약금 7억원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9월 영농조합법인에서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한 더웰농업회사법인은 농장 내 각각 다른 필지에서 950kw 전봇대 3개를 차례로 세워 전기를 조달해 왔으며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아 왔다. 1,000kw 이상을 사용하려면 전기안전기사를 고용하는 등 인건비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24,750㎡(7,500평)의 면적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하고 있는 더웰농업회사법인이 영농조합법인에서 농업회사법인으로 전환한 것은 중간에 농업인들이 탈퇴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한국전력 오산지사 관계자는 “같은 장소에서 3개의 전봇대를 사용할 수 없고 전기가 하나로 들어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농업회사법인은 농민 5명 이상으로 구성돼야 농사용 전기요금을 받을 수 있으나 더웰농업회사법인은 농민 1명 대표체제이기 때문에 지난해 9월 농업회사법인 전환 때부터 지금까지 1년간 사용한 전기요금을 산업용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1년간 사용한 농사용 전기요금을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3억5천만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하고 여기에도 위약조항을 적용받아 총 7억원 납부를 구두로 통보받은 상태다.

한국전력이 이처럼 검사를 나온 것은 이례적으로 최근 탈원전으로 경영적자에 시달리자 농업인을 대상으로 위약금 폭탄을 터뜨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문이 일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금까지 농가들이 농장에서 어떤 식으로 전기를 사용하는지 파악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부친의 가업을 이어받은 최중락 더웰농업회사법인 대표이사(한국파프리카생산자자조회 이사)는 “한국전력에 연락해 전봇대를 연 이어 세우면서 계약을 체결해 왔으나 기본공급약관에 농업회사법인은 농민 5명 이상이 돼야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는다는 것을 몰랐다”며 “파프리카 가격하락으로 운영하기조차 힘든데 위약금 폭탄을 맞으면 폐원할 수밖에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한 번도 전기요금 연체를 한 적이 없는 최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20년 이상을 끊임없이 농사를 지은 농민을 불법을 했다고 간주하는 것은 억울하다”며 “계도기간을 줘 시정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최 대표이사는 아울러 “실질적으로 농사를 계속 짓고 있으면 농사용 전기요금 적용을 받아야 한다”며 “정부의 시설농가 규모화 정책에 부합되게 농민 수에 관계없이 농사용 전기요금을 적용받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남 고성지역에서도 더웰농업회사법인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으나 한국전력은 자신들의 관리부실 책임도 있다며 더 이상 문제화시키지 않았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