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수의 화려한 변신
유실수의 화려한 변신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11.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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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옥상 및 벽면 입체녹화 추진해야
나무를 여러가지 형태로 유인하는 에스펠리어 활용

197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도시화가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그 결과 도시지역에서 시민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녹지 공간이 부족해졌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공원녹지 확충사업과 같은 다양한 도시 녹지 확충사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도시공간의 특성상 높은 지가, 녹지 조성 공간의 부족 등과 같은 문제로 자연 지반을 활용한 녹지 조성에 한계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도시를 중심으로 옥상 및 벽면과 같은 인공 지반 녹화 추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입면녹화는 도시화 진행 이전부터 보편적으로 이용되던 조경 기술의 하나로 미관 향상, 차폐, 위장, 온도 저감, 벽면 보호 등과 같은 다양한 목적으로 응용되고 있었다. 동서양의 전통 조경에서 볼 수 있는 생울타리, 트렐리스 구조, 에스펠리어 기법과 같은 사례들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활발한 입면 녹화 추진은 도시화에 따른 녹지공간의 부족과 녹시율 확장 등과 같은 도시환경 개선이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도시생태계 복원, 지구온난화 방지, 미기후 조절, 도시 열섬현상 완화, 대기오염 절감 등을 고려한 환경적인 측면과 경관 개선, 생활환경 개선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토지 확보와 에너지 절약으로 경제적인 측면을 꾀할 수 있다.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환경선진국에서는 옥상녹화, 벽면녹화, 생태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입체녹화가 진행되어 환경공생도시로서의 초석을 다져 나가고 있다.
유실수를 활용한 입체녹화의 주요 대상은 건물의 옥상, 주차장이나 차고, 아파트 단지나 일반 가정집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한 울타리용, 건물의 벽면 등을 장식하기 위한 에스펠리어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생울타리
조경 식재는 경관조성 이외에 차폐용으로 수벽을 만드는 공간이 많은데, 약 2년간 전정을 하면서 생울타리 제품으로 만든 것을 식재하면, 울타리형태의 모양을 잡아가는데 훨씬 유리하다. 유실수 생울타리는 차폐의 기능 이외에 꽃이 피는 시기와 열매가 맺히는 시기 등 연중 2번의 관상기간을 갖게 되어 초록색 일색인 조경공간에 다양한 색의 볼거리를 만들어 줄 수 있어 좋다.
생울타리용으로 적당한 수종으로는 관목형 유실수나 생장이 비교적 빠른 자생유실수를 사용하면 울타리형으로 수형을 잡아가는데 유리하다. 앵두나무, 보리수나무, 꽃사과나무 등이 생울타리용으로 수형을 잡아주는데 유리하다. 현재 조경수는 1그루당의 기준규격으로 가격이 책정되고 있으나 앞으로 생울타리용으로 새로운 규격을 만들어 유통하게 되면 생산자는 생산에 드는 비용을 감안하여 팔 수 있고, 시공업체는 생울타리 조성 시 생육환경 불량으로 발생하는 하자를 줄일 수 있으며 관상하는 시민들은 다양한 모습의 울타리를 볼 수 있어 좋다.

▲에스펠리어
‘Espalier’라는 용어는 ‘받치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프랑스어이다. 에스펠리어기법은 유럽 중세 시대부터 그 지역에서 이용되어 온 원예 Horticulture의 한 개념이다. 초기에는 녹화용보다는 경작 시 생산량 향상을 위해 이용되었는데, 1차적으로 자라는 나무를 유인해서 2차원적으로 만들어 놓으면 평지 식재 효율이 향상되어서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높일 수 있는데서 착안된 방법이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했던 우리 선조들은 시도하지 않았던 것이기에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생소한 개념이다. 그러나 과수 농가에서 사과, 배, 포도의 재배 시 흔히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에스펠리어용 유실수는 곁눈 분화가 많고 가지생장이 왕성한 종류가 형태를 잡아가면서 유인하는데 좋다. 꽃사과류나 자두류 덩굴성인 포도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렇듯 미리 준비된 나무는 에스펠리어를 통한 빠른 녹화의 완성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 가치를 고려해 볼 때 독립건물이나 도심 속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한승원<농진청 원예원 도시농업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