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정감사
2018 국정감사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10.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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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식품 수출 62%이상 외국산원료써
농어촌공사, 태양광 사업 현실 맞게 수정 필요
지난 22일 국회 농해수위 국감에서 aT 이병호 사장 등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지난 22일 국회 농해수위 국감에서 aT 이병호 사장 등이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한국농어촌공사·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지난 22일 국회 농해수위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한국농어촌공사,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국제식물검역인증원 등 5개 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외국산 원료 가공식품, 농산물 비축물량, 저수지 태양광 발전, 식중독 발생 급식 식자재 관리문제 등이 제기됐다.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비축물량 확대 및 외국산 원료 가공식품 개선 필요

농해수위 의원들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한 근본 취지에 충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 무안, 신안)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농산물 비축물량을 확대해야 함에도 불구, 주요 채소류 전체 생산량의 1%도 안 된다는 것을 지적했다.
서 의원은 “유통공사가 국내산 채소류를 수매한 실적은 매우 미미하다”며 “수매물량 판매 현황을 보면 수익구조가 농가보다 소비자 위주 유통정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그럼에도 유통공사가 농산물 안정 가격지지를 위한 비축용 농산물 수매는 총 생산량의 1%도 안 된다”며 “양파의 경우 비축용으로 수매한 물량을 시중 판매를 통해 작년에 28억9,800만원의 수익을 발생시켰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농산물 가격 폭락시 생산농가들을 위한 가격지지 목적으로 판매 이익분을 포함한 우선 비축물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농산물 가격이 내릴 때 유통공사 설립목적에 맞게 농가들을 위한 선제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 의원은 농수산식품 수출의 62%이상 외국산 원료를 쓰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서 의원은 “가공식품 주요국 수출을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반면, 국내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신선농산품 수출은 작년대비 오히려 1,400만물 감소했다”며 “작년 가공 음료의 경우 국산 원료 사용비중은 수입산 사용량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의원들은 유통공사의 급식 식자재 안전 관리에 대해 추궁했다.
한국당 김정재 의원(포항 북구)은 작년 국내 식중독 발생 학교 수 125곳 중 유통공사 사이버거래소를 통해 납품을 받은 학교 수는 99곳으로 전체의 79.2%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체 학교 급식의 88%를 유통공사에서 공급을 받고 있는 만큼 공사는 식자재 유통뿐만 아니라 안전문제에 있어서도 철저한 관리를 해야 한다”며 “조달청 나라장터와 같은 농수산식품 사이버거래소를 운영하면서 매년 평균 44억원의 수수료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리감독에 소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유통공사가 부정확한 농산물 가격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민주평화당 김종회 의원(김제, 부안)은 유통공사가 제공하고 있는 농산물 유통가격 조사를 보면 올해 7월 전년대비 5,000원에서 2,000원으로 하락했던 열무가격을 오히려 상승세로 표시했고 토마토의 경우에도 전년대비 3,000원~9,000원 하락했음에도 유통정보의 경우 1만원 상승으로 나타나, 오류를 점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병호 사장은 “신선 농산물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는 업체에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등 차등지원을 강화하겠다”며 “등록여건 강화 등을 통해 식재료 공급 안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지난 22일 농해수위 의원들이 국감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2일 농해수위 의원들이 국감을 준비하고 있다.

# 한국농어촌공사
수익치중 태양광 사업 및 일자리창출 부풀려

이날 여야의원들은 농어촌공사가 치수 등 본업에 집중하기보다 수익을 내기 위한 태양광 사업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천안)은 농어촌공사의 태양광 사업을 현실에 맞게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총 941지구를 대상으로 7조원이 넘는 대규모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며 재원확보, 필요시간, 인력 등 충분한 연구가 부족하다”며 “현실에 맞게 실현할 수 있는 단계의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전기사업법에 따르면 전기안전관리자 상주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반면, 농어촌공사의 경우 필요 인력을 저수지 등에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비례대표)도 저수지 수상 태양광발전소의 경우 민원도 적기 때문에 손쉽게 신재생에너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난개발에 가까운 수준으로 개발되고 있다고 추궁했다.
박 의원은 “저수지를 뒤덮은 수상태양광발전은 전격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며 “지역 농가와 주민들을 위한 보상 계획도 적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김정재 의원(포항 북구)은 농어촌공사 일자리 창출 선전의 경우 단기 알바 수준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농어촌공사 일자리 창출의 경우 수리시설 퇴적물 제거작업, 가드레일 설치 등 총 5개 사업체 걸쳐 3개월짜리 단기일자리를 중복으로 만드는 수준”이라며 “단기 알바에 불과한 작업에 총 185억원을 들여 국민 혈세인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언성을 높였다.
한국당 이만희 의원(영천)도 농어촌공사를 퇴직한 건설 분야 기술자 176명이 최근 10년간 경력을 부풀린 증명서를 통해 관련 용역업체에 재취업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전관예우 차원에서 공사가 퇴직자들에게 선심성 경력 증명서를 발급했다”며 “기술자들이 작성한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공식 문서를 발급하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규성 사장은 “태양광 사업에서 주민동의를 구하고 환경 영향성 평가도 받고 있다”며 “공사는 농어촌을 위해 일하는 가운데 예산확보에 한계가 있어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사장은 “공사 본연의 업무 추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농정원
스마트팜 분야 제대로 역할 못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이 제대로 스마트팜 분야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은 허술한 데이터 관리, 농촌진흥청과 업무 중복 등 혼선으로 농정원의 정체성 약화가 국내 스마트팜 발전에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농식품부, 농정원, 농촌진흥청은 스마트팜 사업에 대해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적절한 역할을 분배하기는커녕 업무가 겹치고 소통마저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농정원이 스마트팜 사업을 위한 자신의 고유 영역을 지키고 62억원이 투입되는 스마트팜 확산 컨설팅 사업 예산이 적재적소에 쓰이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모저모 ♣

# 황주홍 위원장, 제출자료 숫자 표기 헷갈려

국회 농해수위 황주홍 위원장은 이날 5개 공기업 국정감사를 앞두고 모두 발언을 통해 “한글 맞춤법 조항에 따르면 만,억,조 단위를 사용해야 한다”며 “이번 국감에서 공사에서 받은 자료에는 3,000만원이라고 쓰면 되는데, 30백만원으로 표기해 얼마인지 헷갈린다”고 말했다.
한글 맞춤법에 따르면 10억이라고 표현해야 하지만, 공무원 등은 국제 관행에 비추어 10억을 1,000백만원으로 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농업전문가들은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이 중요한 국감장 모두 발언에서 한글 맞춤법을 굳이 지적해야 되는지 묻고 싶다”며 “그냥 알아보고 숫자를 이해하면 되는 것인데, 농민들은 맞춤법 질의보다 농산물 가격이 더 궁금하다”고 전했다.

# 화훼분야 질의 전무해

올해 농해수위 국감에도 화훼분야는 소외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실제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비례대표)만 이날 국감에서 침체되고 있는 화훼산업 활성화 대책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실효성 있는 화훼 대책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2년간 9명에 1인당 4개월 정도 플라워트럭을 운영하는 것이 대책인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 사장 답변하며 웃는다고 언성 높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이병호 사장이 답변 중 미소를 보이자, 한국당 김정재 의원(포항북구)은 “지금 웃는다고 웃을 상황이냐”며 “공사 식자재 안전 신뢰에 금이 갔는데 웃고 있냐”고 언성을 높였다. 이에 이 사장은 “시정하겠다”고 답했다.

/류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