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정감사
2018 국정감사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10.2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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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경제지주 소매유통 경쟁력 높여야”
5개 유통자회사 합병 시너지효과 제고 시급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본격적인 국정감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본격적인 국정감사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 농협경제지주 - 농협금융지주

온라인거래가 급성장하고 대형유통업체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경제지주의 소매유통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 5개 유통 자회사간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협경제지주 산하에는 농협하나로유통, 농협유통, 충북유통, 부산경남유통, 대전유통 등 5개 유통 자회사가 각각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영천시·청도군)은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개최된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1인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모바일 쇼핑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대기업의 경쟁은 격렬해지고 있다”면서 “농협 유통 자회사간의 합병을 통해 소매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의원은 “5개 자회사의 매출은 점점 감소하고 있고 일부 업체는 60% 이상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은 “5개 자회사의 통합 작업은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연말까지 업무통합을 추진하고 내년까지 최종 통합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추가적으로 김원석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는 “노조관계, 임금체계 등의 문제로 합병이 지연되고 있으나 이제 합병은 생존의 문제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며 “내년까지 단일회사로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통합 시너지효과가 필요하다. 소비자 요구가 달라지는 것을 파악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고 전했으며, 김 대표이사는 “반드시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 조합원 고령화 체계적 사전대비 필요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당, 천안시을)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별 조합원 현황’에 따르면 농협 내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기준 농협 조합원 수는 219만4,141명으로 이중 70세 이상이 39.08%이며 60세 이상 70세 미만까지 포함하면 70.41%에 달한다. 반면 40세 미만의 ‘청년 조합원’은 전체의 1.64%에 불과하다.
전체 조합원 수는 사망, 이주, 자격상실, 자진탈퇴 등을 사유로 2014년과 비교해 무려 15만6,000명이 감소했다. 이 정도 속도면 2030년에는 조합원수가 반토막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농협에 신규로 가입하는 조합원의 연령대도 고령에 치우쳐져있다는 점이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규가입 조합원은 39만6,172명으로 이중 60세 이상 70세 미만이 28.42%로 11만2,603명, 70세 이상은 14.27%로 5만6,516명으로 60세 이상 신규가입자가 42.68%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40세 미만의 청년 가입자는 7.2%로 70세 이상 가입자의 절반밖에 안되는 2만8,607명에 그쳤다.
박완주 의원은 “농협이 농업분야 후계인력 양성을 위해 현재 추진하는 사업이라곤 50명 규모의 농협청년농부사관학교와 정부와 협력해서 운영 중인 500명 대상 청년농업농 필수 교육과정이 전부”라며 “농협은 조합원 고령화 현상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고 이는 농협의 지속가능성이 달린 문제”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고령화에 대한 체계적인 사전 대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젊은 농업인과 귀촌 귀농인구를 조합원으로 유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전했다.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에 대한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 농업재해보험 운영비 연 100억씩 증가

김종회 의원(민주평화당, 김제·부안)이 농업정책보험금융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손해보험이 운용하는 농업재해보험 운용비는 2014년 425억원, 2015년 529억원, 2016년 640억원으로 매년 100억원 이상씩 증가했다. 2016년 보험료 대비 운영비 비중은 18%를 차지했다.
반면 2016년 농협생명보험의 운영비는 8∼10% 수준이다. 또한 농협손해보험은 지난해 운영비 승인 예산 대비 7억9천여만원을 복리후생비, 전산운영비 등의 항목과 관련 초과 집행해 농식품부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농업재해보험은 가뭄, 태풍 등 이상기후나 구제역 등 가축질병에 의해 피해를 입었을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피해 농업인을 보호한다는 공공성에 입각해 제정됐고 보험가입 시 농가가 납부하는 보험료의 50%를 정부가 보조한다. 농업정책보험 운영비는 정부에서 실비로 지원하고 있다.
김종회 의원은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보험임에도 불구하고 농업정책보험의 운영비 비율이 타 보험보다 높고 운영비 내역변경 승인 없이 8억원을 부적절하게 사용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재해보험은 농가이득과 결부되고 농업재해 시 농업인의 소득보전에 유일한 대책인 만큼 운영비가 효율적으로 사용되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접경지역 농가 0.46%만 군납 참여

일선 군대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지역농협이 지역농가들이 생산한 농축산물을 구매해서 공급하기보다 단지장으로 불리는 소수의 농가들이 멀리 떨어진 도매시장에서 농산물을 구입해서 군대에 납품하도록 방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현권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경기도로부터 제출받은 접경지역 군납조합 지정품목 납품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고양시 신도농협, 벽제농협, 신김포농협, 북파주농협, 양주 백석농협, 포천농협, 연천 전곡농협, 임진농협, 고양축협, 김포축협, 파주연천축협, 양주축협, 포천축협, 김포 경인북부수협 등 경기 북부 접경지역 6개 시ㆍ군 14개 군납조합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 농산물 공급액 463억원 중 접경지역산 공급액은 130억원, 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농식품유통과는 지난 5월23일부터 7월20일까지 현지조사를 벌이고 대다수 군납조합은 1970년부터 30~40년간 장기 독점 공급해 왔는데, 군납조합들이 중간 유통업체로 활동하는 소수의 농가들인 단지장에게 물량을 배분해줌으로써 일반농가들 군납 참여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접경지역 군납조합들은 특히 반가공 농산물 확대, 반위탁급식, 민간조리원 채용확대 등 군납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단지장에게 물량을 배분하고 3~5%의 수수료를 챙기는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접경지역 농가 9만8,000명중 0.46%인 453농가만이 군납에 참여하고 있다.
김현권 의원은 “지역농민들이 출자해서 만든 조합들이 어떻게 일부 농가들에게 군납물량을 배분해주고 수수료를 떼먹으며 농민 조합원들의 소득창출 기회마저 박탈하는 갑질을 수십년간 저질러 온 것은 결코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고 성토했다.

♣ 이모저모 ♣

# “업무보고에서 왜 빠뜨려”

자유한국당 이양수 의원(속초·고성·양양)은 첫 질의에서 서기봉 NH농협생명 대표이사를 단상으로 불러내 “대표이사 취임 때부터 전문성에 대한 말이 있었다”며 “2014년 5,000억원을 해외투자했는데 올해는 15조원을 투자해 1,000억원의 손실을 봤다”며 “왜 이 내용을 업무보고에서 뺐냐”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서기봉 대표이사는 “손실의 원인은 한미의 금리 역전 때문”이라고 말하자, 이 의원은 “다른 금융은 잘 대응하는데 왜 농협생명만 문제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어 “농협금융사업은 농민을 위한다고 해서 혜택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융에 계신분들은 뭐하냐”며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와 농협축산대표이사는 토요일, 일요일 없이 바쁘게 보내는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뭐하냐”고 물었다.
이와 관련 김병원 회장은 “장기계획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직접 챙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칭찬속 국감장 분위기 화기애애

민주평화당 김종회 의원(김제·부안)은 농협이 양파·보리 가격급락 관련 제때 대응해 농가소득을 향상시켰다고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을 칭찬하자 김 회장은 “의원님 덕분”이라고 말해 국감장에 한바탕 웃음이 돌았다.
김 의원은 “현장에서 농업인들이 애로를 호소해 회장님께 말하니 흔쾌히 승낙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병원 회장은 인사말에서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급락한 양파와 보리의 경우 농협이 다소 적자를 보더라고 전량 매입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며 “그 결과 지난 5월18일 kg당 492원이었던 양파가격이 한 달 만에 717원으로 회복됐고 보리가격도 5월말 kg당 3만원 수준에서 6월4일 3만8천원까지 상승했다”고 전했다.

# 농협중앙회·농협은행 사잇길은 ‘빨대로’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전주시을)은 “농협은행의 주인은 농민이나 농협은행의 직원들은 이런 인식이 부족해 농협중앙회 본관과 농협은행 건물 사이의 길 명칭을 ‘빨대로’라고 부르고 있다”며 농협은행 직원들의 인식개선을 요청했다.
‘빨대로’라고 부르는 것은 농협은행이 수익만 내기만 하면 농협중앙회가 가지고 간다는 비유를 뜻한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