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원예 에너지절감대책 진단
시설원예 에너지절감대책 진단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9.2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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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시설재배 난방비 줄이는 것부터 시작
김승희(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관)
김승희
(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관)

시설원예가 한창 확대되던 시기인 ’70∼’80년대 시설재배는 겨울철 작물재배가 주된 목적이었으므로 비닐하우스 외부를 섬피와 같은 보온재로 감싸 보온 위주로 작물을 생산해 왔다. 그러다가 ’90년대 UR 타결에 따라 시장개방에 대비하기 위하여 시설원예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자 시설현대화 및 생산유통시설에 대해 2000년까지 정책적인 지원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때부터 시설재배면적이 급속도로 증가해 왔으며, 시설현대화 사업으로 온실에 온풍난방기가 도입되면서 본격적으로 가온재배가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시설채소의 연중 수요 확대와 일부 작목의 수출 증가로 가온재배면적이 증가하였으며, 2000년대에 가온면적은 약 24%의 수준을 유지하다 2008년부터 늘기 시작하여 현재 32%대로 증가해 왔다. 그러나 온실 난방에 유류난방기가 주종으로 보급되어 온 관계로 타 연료에 비하여 유류의 사용 비중이 아직도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원인은 유류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구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1986년부터 농업인의 영농비 부담 경감을 위해 면세유가 보급되고 있지만, 면세유도 유가에 영향을 받게 되므로 시설재배농가는 국제유가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이미 2011년 초반부터 2014년 중반까지 10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로 인해 시설재배농가에 큰 타격을 준바 있다. 당시 난방비 비중이 전체 경영비의 30∼50% 수준으로 높아져 난방비용 문제가 심각했던 상황까지 다다랐던 것이다. 이후 국제유가가 40∼50달러로 안정화되어 난방비용이 20∼44% 로 낮아지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시설농업에 있어서 경영비 중에 난방비용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경영비용의 증가는 시설재배 농가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전세계 원유 매장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국제 원유가격의 상승이 언제라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다.

지난 해 겨울에는 난방유류 가격의 상승보다는 이상저온으로 인하여 난방비용이 가중되어 시설원예 농가들이 상당히 애를 먹은 바도 있다.
이와 같이 시설원예 농가의 가장 큰 고민은 난방비임을 알 수 있다.

최근 화석연료 사용과 원자력 발전소를 줄이기 위하여 범국가적 차원에서 신재생에너지의 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총 에너지 생산량 중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은 5% 미만으로 낮은 수준이다. 현재 신재생에너지는 연료전지·수소·석탄액화가스 등 3종의 신에너지와 태양광·태양열·풍력·수력·지열·해양·바이오·폐기물, 그리고 최근 추가된 수열(산업 온배수열 포함) 등 9종의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12개의 에너지원을 말한다. 이중 농업분야에 이용되는 에너지원은 지열·태양광·태양열·바이오·수열에너지가 주로 해당된다. 특히 지열과 수열에너지는 농촌진흥청에서 관련 기관과 부처 협업으로 완성도를 높인 것으로 온실 등 농업시설의 냉난방에 보급되는 자원이다.

온실 냉난방에 지열을 운용할 경우 기존 온풍난방기 대비 75% 이상 난방비 절감이 가능하다. 시대적 트랜드나 난방비용 측면에서 보면 온실 난방에 신재생에너지가 장밋빛 미래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나 시설투자 비용이 커 개인농가에서 자부담으로 도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농식품부에서는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으로 정책지원을 하고 있으나 보급률은 아직 1.5% 수준으로 낮다. 또 다른 재생에너지원으로 온실 단지 주변에 발전소, 제조업, 소각시설 등 산업폐열을 활용할 수 있는 경우 폐열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면 지열보다 우수한 난방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재생에너지로써 적극 활용해 볼 가치가 크다.

아무리 고효율의 난방기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온실 외부로 손실되는 열이 많다면 난방비용 절감을 기대할 수 없다. 시설재배에 난방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보온율이 높은 보온재를 적용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다. 일반 건축물에 있어서는 보온효율이 높은 다양한 보온 소재들이 구비되어 있지만, 온실에서는 이와 같이 고정시설에 사용되는 소재를 적용하기는 곤란하다. 작물 생장을 위해서는 주간에 햇빛을 최대한 유입시켜야하기 때문에 보온재를 고정이 아닌 이동시키기 용이한 소재를 사용해야만하기 때문이다. 다겹보온커튼은 부직포, 화학솜 등의 보온자재를 여려 겹으로 누벼서 만든 보온재로 온실에 설치하게 되면 단동 비닐하우스에서는 약 40%, 연동 비닐하우스에서는 약 46% 난방비 절감효과가 있어 겨울철 방한복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다겹보온커튼은 타 보온재에 비하여 부피가 큰 것이 단점이지만 현재까지 온실 보온에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어 할용 가치가 매우 크다.

한편, 원예시설의 에너지 절감을 위해 온풍난방기 배기열회수장치, 열회수형 환기장치, 시설원예용 제습기, 일사량 감응 자동변온관리장치 등 고효율 장치 및 에너지절감 기술을 적용하면 난방비용을 좀 더 줄일 수 있게 되므로 더불어 활용해 볼 가치가 있다.

따라서 시설농가의 난방효율을 높이기 위해선 설치비용에 부담이 있지만 지열과 같은 고효율 난방기, 보온효과가 높은 보온재와 에너지 절감장치의 적극적인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스마트 팜 기술이 시범적으로 시설농가에 적용되고 있다. 스마트 팜에서는 센서가 달린 사물인터넷 기기를 통해 재배시설의 온도, 습도, 일조량, 이산화탄소 등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를 축적하고, 창 개폐나 난방기기를 가동해 작물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아직은 기초연구단계에 있으나, 스마트 팜의 궁극적 목표는 온실에서 재배되고 있는 작물의 상태와 여러 가지 환경들을 분석하고 수치화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이 잘 자라도록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는 기술을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은 혁신적인 기술이 이뤄지면 농업인은 재배작물 상태뿐만 아니라 필요로 하는 만큼의 에너지가 공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게 될 날이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