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일 품귀・가격폭등 예견 시기상조
추석과일 품귀・가격폭등 예견 시기상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8.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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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 “수취가격 하락・소비위축 악재 겹칠까 우려”
우리 과일 추석선물로 가장 적합 … 소비촉진 동참 할 때
정부, “공급량 충분해 수급차질 없을 것”

폭염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로 추석 과수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추측보도가 남발하면서 농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일은 다른 농산물과 달리 필수식품이 아니기에 비싸다는 편견이 생기면 경제불황으로 둔화된 소비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석선물의 대표과일인 사과와 배 두 품종 모두 공급량이 수요를 웃돌 전망이라 소비 저하는 농민에게 자연재해보다 더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만난 한 사과농민은 “저품위과로 인한 수취가격 하락이 예상돼 이미 속 앓이를 하고 있는데 소비자 외면이라는 이중고, 삼중고만은 피해야 한다”며 “우리과일을 찾던 소비자들이 가격이 오른다는 생각에 수입산 과일이나 공산품을 대신 선택하면 농민이 입는 타격은 말도 못하게 클 것 아니겠느냐”고 우려했다.

때문에 일각에선 언론이 폭염으로 농사를 망쳤다는 농민의 인터뷰와 함께 추석과일 품귀현상과 가격상승 우려를 동시에 강조하는 것은 ‘상처를 보듬는양 꼬집어 키우는 격’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과일은 영년생이기에 중장기적으로 작용하는 변수가 많은 작목이다.

또한 기상, 작황상황, 수급조절 성패 등 다양한 요소도 고려해야 해 생산량이 줄어드는 만큼 가격상승을 기대하는 단순 경제논리는 힘을 잃을 확률이 크다.

봉지 덕분에 폭염피해가 적은 배와 달리 사과는 낙과에 일소피해까지 겹쳤어도 저품위과 가격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소비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는 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충북원예농협(조합장 박철선) 충주거점APC 이상복 센터장은 올해 명절선물로 쓸 홍로의 상품대과 물량이 부족해 발 생할 소비자 물가상승보다 비대불량증상 등 저품위과로 인한 농민생계 위협부터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홍로는 추석대목과 대량 수매시즌이 맞아떨어져 물량이 몰리면 수급조절이 불가능하니 비상품과 가격은 더 나빠질 수도 있기에 경계중”이라며 “우리 과일이 명절선물로서 참 좋다는 점부터 강조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예산능금농협(조합장 인중열) 이준우 차장은 “홍로처럼 낙과피해를 크게 입은 품종인 아오리의 경우 실제 가격상승률이 10~20% 정도였다”며 사과 가격폭등설을 일축했다.

큰 폭의 생산량감소가 예측된 배도 추석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생산자들은 더 좋은 품질의 배를 수확하려 수확전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성규 배연합회회장(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은 “최대한 맛있는 배가 올해 추석 전 국민의 식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생산자들은 배 늦게 따기 운동을 추진중”이라며 “소비자들은 참 맛있는 배를 적당한 가격에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회장은 “과일 크기가 비대하지 않다는 것은 가뭄과 폭염을 이겨낸 흔적”이라며 “강수량이 적은 탓에 당도도 높은 우리 과일은 추석선물로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적합하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도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추석명절 사과와 배 품목의 공급은 크게 차질을 겪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추석수급 물량은 홍로가 약 80%가량 차지하지만 양광, 시나노스위트 등이 약 20%를  대체하고 있는데다 전체 수요와 생산물량을 비교했을 때 공급량이 수요를 앞서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추석사과 수요는 보통 7만5천여톤이며 최대한 비관적으로 생산량을 전망한다 해도 8만톤”이라며 “약 5천톤 가량 여유물량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언론은 농식품부의 계약농가물량 출하계획을 이미 현실화 된 수급불안때문에 정부가 시장개입을 시작하는 것으로 해석했으나 이는 성급한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폭염피해가 계속되어 수급불안 상황이 발생하면 물량을 출하할 계획”이라며 “계약재배 물량은 사과 6만톤, 배 5만9천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농가소득지원을 위해 저품위과의 가공용 수매지원도 검토중이다.

농식품부 원예경영과 김기주 과장은 “수확 후 시중에 팔지 못하는 저품위과를 가공용으로 격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우선 일소피해가 더 일어나지 않도록 24억원을 긴급지원해 탄산칼슘과 영양제 등을 공급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