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의 해가림 시설의 현대화
인삼의 해가림 시설의 현대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8.20 15: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와 고온 차단하는 해가림시설도 변화 필요하다
미국 캐나다 대형 평면식 도입시도 등 연구 활발 추세

차를 타고 도로 옆이나 저 멀리 산 밑에 시커멓게 뭔가 쳐있는 밭을 볼 때가 있을 것이다. 저것이 무얼까 많이 궁금 했을텐데 그것이 인삼밭이고 인삼 해가림이라는 시설 위에 햇빛과 비를 막기 위해 차광망으로 덮여 있는 것이다. 그럼 인삼 밭에는 왜 그렇게 시커멓게 되어 있을까? 인삼은 고온을 싫어하고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같이 폭염이 있는 여름을 시원하게 나기 위해서 검은색 차광망을 설치하여 그늘지게 한다. 또한 인삼 잎이 직접적으로 비를 맞으면 병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비를 차단하기 위해 차광망을 설치한다. 차광망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지지해 줄 시설이 필요한데 이것이 인삼 해가림 시설이다.

인삼 해가림 시설은 인삼의 재배 역사와 같이 변천해 왔다. 인삼은 삼국시대와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중기부터 본격적으로 밭에서 재배가 시작되었으며, 이 때부터 해가림 시설을 이용했으며 많은 변천을 해 왔다.

인삼 해가림 시설은 시설 내 온도 상승, 폭설, 태풍 예방과 통풍, 광합성량 증대를 위해 방향이나 유형을 달리한다. 현재 법적으로 고시(원예특작시설 내재해형 규격 시방서)된 인삼 해가림 시설의 내재해 유형은 형태와 자재, 강도에 따라 철재 6종, 목재 15종 등 21종이 등록되어 있다. 지역과 재배농가에 따라 해가림 양식이 조금씩 차이를 나타내는데 이는 그 지역에서 옛날부터 내려왔기 때문이며, 구조변경은 거의 없는 실정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들 해가림은 사이사이 폭이 좁아 잡초 제거, 병해충 방제를 위해 사람이 다니기에 불편한 점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좁은 면적에다 땅값도 비싸 한 평이라도 인삼을 더 심어서 많은 수량을 얻고자 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좁은 면적을 알차게 활용하는 셈인 것이다. 이런 해가림 시설이 100년 이상을 유지해 왔는데, 기존 해가림 유형도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현재까지 이어져 왔지만, 최근 폭염, 폭설과 같은 기후변화에 안전하고 생산량이 늘어나고 작업하기에 편한 인삼 해가림 시설 도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현재까지 인삼 해가림 시설은 유형 변화는 거의 없이 사용 자재 변화가 있어 왔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목재가 해가림 자재로 이용되었고, 1990년대 후반부터 자연 재해에 강한 철재가 이용되어 보급되고 있으나, 자재비용이 비싸 대부분의 인삼 농가는 아직까지 목재를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 기후변화로 인해 고온, 태풍, 폭설피해가 잦아 근원적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해가림 시설 개선 연구가 농촌진흥청과 농가 자체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설치하고 있는 대형 평면식을 도입해 시험재배를 통해 우리나라 환경에 알맞은 해가림 시설을 연구하고 있으며, 친환경 안정 생산을 위해 기존 해가림과 전혀 다르게 터널형 하우스 안에서도 인삼재배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직까지 이런 시대적 요구사항에 적합한 인삼 해가림 시설은 개발되지 않았지만, 활발한 연구를 통해 서서히 접근 중에 있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안정생산을 할 수 있는 해가림 시설이 조만간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대부분의 농업인은 기존 재배기술이 몸에 베여 있어 새로운 재배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농가들에게 새로운 농업 기술이 쉽게 빨리 확대 보급되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을 하고 보급하는 농촌진흥청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지도해야 한다. 또한, 고령화, 농업인력 부족 등을 감안할 때 재배농가에서도 새로운 기술 도입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김영창<농진청 원예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