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를 대비한 사과 재배 방향
고령화를 대비한 사과 재배 방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7.2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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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력 획기적으로 줄이는 재배법 전환 필수
시설재배와 스마트팜기술 노지 사과원에 도입해야

농촌 인구 감소에 대한 보도가 매스컴에 자주 나오는 것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인구 감소와 노령화는 도시보다 농촌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2017년 통계를 보면 65세 이상의 농업인이 41.2%이고 매년 2.7%씩 그 수가 감소하고 있다. 은퇴해서 노년기를 보낼 연령대가 농업에서는 주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과거 80년대 사과원은 키가 큰 교목성 나무로 과원 관리가 어려워서 노동력이 많이 들고 선진국에 비해 품질이나 수량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90년대 후반 저수고 밀식재배가 도입되어 보급되어 오늘날까지 보급이 확대되어 왔다.

그 결과 현재 우리나라 사과 농업인의 재배기술은 세계 최고라 해도 지나치지 않은 정도로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반면에 심각한 고령화 문제는 사과 산업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에 이르게 하고 있다. 며칠 전 사과 밴드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선도 농업인의 과수원에 인근 농업인들이 견학을 왔는데 견학을 오신 분들의 연세가 많은 것에 마음이 무겁네요. 우리나라 과수산업의 현실입니다. 젊은 농부는 없고... 오늘도 견학오신 분들의 연령대가 60세 이상인분이 90%...」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농업인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일 것이다.   

현재 사과 산업은 급격히 진행되는 노령화와 더불어 농촌 노임은 상승하고 있고 호당 재배면적은 증가하고 있어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젊은 후계농업인이 유입되고 있기는 하지만, 10년 후에도 지금과 같이 노동력이 많이 드는 재배법으로 미래 과원의 경영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도 고령 농업인이 대부분인데 10년 후에는 어떻게 될까? 65세인 농업인이 10년 후에도 과수원을 경영할 수 있다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20년 후라면....?  고개가 저어진다. 농업인들 입장에서는 미래보다 지금의 수익이 더 중요할 것이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지만, 당장 대응하지 않으면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지금까지의 사과 재배 방향은 고품질과 생력화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하고 있다. 고품질과 생력화는 서로 상충되는 개념이지만, 호당 면적이 적었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데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품질에 중점을 두면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어야 하고, 생력화에 더 비중을 두면 품질저하가 일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두 가지 모두를 충족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제는 미래를 전망하고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선 노동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재배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계화가 적용되는 수형을 채택하여 재배관리를 기계화하고, 수체 생육진단의 자동화 및 무인 자동 방제체계 구축 등이 그 예일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므로 시설재배, 축산 등에 도입된 스마트팜 기술을 노지 사과원에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과 재배과정에서 노동력이 많이 드는 적과, 전정, 수확, 제초 등의 작업이 기계화되거나 약제 적과로 이루어진다면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더 넓은 면적의 과원을 경영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령화 사회로의 변화에 잘 대응해서 미래에도 경쟁력을 갖춘 사과 산업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권헌중<농진청 원예원 사과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