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蘭) 바이러스 피해 증상과 예방
난(蘭) 바이러스 피해 증상과 예방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7.1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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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진을 하거나 개업을 할 때 우리는 흔히 난을 선물한다. 난은 예로부터 사악한 것을 쫒는 식물로 알려져 있어서 승진이나 환경변화로 인해 찾아올지 모르는 사악한 것을 쫒아내고 난 꽃의 향처럼 맡은 직위에서 고고한 향기를 내며 주위사람을 덕화시키기 바란다는 의미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사랑받고 있다.

난은 지구상의 식물 중 가장 진화한 식물로 전 세계적으로 800여속, 3만 여종이 존재하여 식물계 중 종수가 가장 많은 과로 알려져 있다. 원예학적으로 난은 동양란과 서양란으로 나뉜다. 동양란은 한국, 중국, 일본을 원산으로 하는 난으로 잎이 가늘고 그윽한 꽃향기를 갖는 것이 특징이며 사군자중 하나로 예로부터 그림의 소재가 되어왔다. 서양란은 대부분 열대우림지역이 원산지로 꽃이 크고 색이 화려하며 종류가 매우 다양하여 꽃꽂이나 장식용으로 사용된다.

난을 키우면서 세력이 약해지거나 잎에 병징이 나타나면서 시들어 죽게 되면 흔히 병에 걸렸다고 생각할 것이다. 난에는 점무늬병, 탄저병, 잎마름병 등의 병해로 피해가 있지만 사실 바이러스병이 가장 고질적으로 문제가 된다. 난과 식물에 감염하여 주로 문제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오돈토글로섬윤문바이러스(ORSV)와 심비디움모자이크바이러스(CymMV)이다. ORSV와 CymMV은 매개충에 의해 전염되지는 않고 주로 기계적 접촉이나 즙액접종에 의해 전염되고 확산된다. 즉 대량 증식을 위해 조직배양하거나 촉나누기, 분난하기 과정에서 작업했던 장갑, 손, 칼이나 가위 등 기구에 의해 바이러스가 감염된 난에서 주변에 있는 건전한 난으로 전염된다. 바이러스 감염되었을 때 초기 증상은 건전 난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뚜렷한 병징이 없다. 이러한 이유로 바이러스가 감염되었는지 모른 채 그대로 키우다가 수개월 후부터 바이러스 병징이 서서히 나타나는 것을 보고 비로소 바이러스 감염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가 감염된 난을 그대로 방치하면 몇 년 후에는 식물을 포기해야 할 만큼 바이러스 병징이 심해지기 때문에 초기에 바이러스 감염원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난 바이러스 피해 증상으로 ORSV는 잎에 원형반점을 동반한 얼룩무늬가 보이고 잎이 뒤틀어지는 기형이 나타낸다. 난 종류에 따라 잎에 괴사반점을 보이기도 하는데 병징이 심해지면 잎 전체에 괴사반점이 나타나거나 엽맥을 따라 조직이 괴사되고 생육이 불량해진다. CymMV 감염 시 바이러스 피해 증상은 잎에 세로 주맥을 따라 얼룩무늬 및 퇴록 증상이 보이며 잎이 뒤틀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ORSV와 CymMV가 복합감염 되어 있는 경우는 잎에 심한 괴사 증상과 함께 꽃에 괴사, 탈색, 기형화가 나타나게 된다. 호접난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잎에 퇴록 증상과 윤문무늬를 나타내며 화경에 괴사증상과 꽃눈이 시들어 꽃을 피우지 못하는 상태가 되므로 바이러스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바이러스는 한번 감염되면 치료가 되지 않기 때문에 예방이 최우선이다.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약제도 아직 개발되어 있지 않다. 그러므로 바이러스병의 조기 진단을 통해 오염된 난을 즉시 제거하여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작업도구의 주기적인 소독과 청결한 작업환경 유지를 통해 건전 난의 예방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윤주연<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