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사제간의 정
사라져가는 사제간의 정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5.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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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승의날에도 김영란법으로 꽃 선물은 사라졌다. 일선 현장 학교에서 카네이션을 비롯해 스승에 대한 존경 의미로 전하던 꽃 선물이 자취를 감춘 것이다. 갈수록 스마트폰, 컴퓨터 게임 등 현실보다 정보 도구에 침잠하고 있는 중고등학생들이 스승의날 하루만이라도 인간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마저 사라진 셈이다. 선생님들은 스승의날에 꽃선물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사제의 정을 느끼고 싶다는 마음이다.

한국화훼협회, 국제원예생산자협회(AIPH) 등 국내외 화훼단체들도 수차례 항의서한을 보냈다. 경제적 가치가 베제된 꽃이 스승에게 뇌물로 적용되는지를 반문하면서 화훼를 적용대상에 제외할 것을 촉구했다. 빈대를 잡으려고 초가삼간을 태운다는 말이 있듯이 은밀한 뇌물이나 선물을 방지코자 하는 김영란법이 사제간의 정을 돈독하게 하는 실천까지 제약하고 말았다. 카네이션 가격이 호황기 대비 20%이상 급감한 것을 차제해도, 꽃을 통해 선생님에게 존경을 표시하는 행위가 사라지면서 교권을 무시하는 사회적 비용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비록 스승의날이 아니지만, 꽃은 이미 과학적으로 스트레스 지수를 줄여 교실이나 사무실 분위기를 북돋우는 효과가 있다. 김영란법이 스승에 대한 존경의 의미까지 막는다면, 학생 대표들이 단체로 꽃을 구입해 연중 교실 안에 카네이션을 두는 것은 어떨까. 가을에 매난국죽의 하나인 국화도 교실 안에 둔다면 학생들에게 국화 꽃말 지조를 알릴 수 있다. 일주일 만에 시드는 꽃을 뇌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국민권익위원회를 비롯한 당국자들이 실제 현실에서 꽃으로 스승을 존경하는 표현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깨달아야 한다.

/류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