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 궤양병, 예방과 초기 진단의 중요성
키위 궤양병, 예방과 초기 진단의 중요성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4.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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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래 궤양병’ 확산, 경남 농가 시름, 동해 입은 제주키위 궤양병에 ‘시름시름’ 참다래 궤양병 막아라 … 하동, 확산 방지 총력, 고성군, 참다래 궤양병 확산 방지 교육 등등. 이 문구들은 인터넷에서 ‘키위(참다래) 궤양병’이라고 검색하면 볼 수 있는 뉴스 제목들이다. 이 제목을 보고 우리가 알 수 있는 사실이 있다. 첫째, 궤양병은 상당히 아픈 병이다. 둘째, 궤양병은 전염이 잘 된다. 걸리기도 잘 걸리는데 게다가 아프기까지 하고 심지어 죽을 수도 있다. 키위의 암 또는 키위의 에이즈라고도 불리는 것으로 봐서 상당히 심각한 병임을 알 수 있다.

키위 궤양병은 Psa라고 하는 세균에 의해 감염된다. 그 중에 3번인 Psa3가 가장 큰 피해를 입힌다. 2012년 뉴질랜드 링컨 대학교의 경제연구소에서는 궤양병으로 인해 향후 15년간 최대 885백만NZ$(한화 약 7,000억)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 예측했을 정도의 치명적인 질병이다. 매년 궤양병이 발병하며 많은 손해를 보고 있다. 또한 2차 감염, 수입 꽃가루의 병원균 검출 등으로 확산되어 어떠한 키위도 궤양병에 안전하지 못하다.

사람이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면 좋은 환경에 살아서 건강하고 감기 환자와의 접촉도 피한다. 그리고 의심이 된다면 병원에 가서 진찰도 받는다. 키위도 이렇게 적용해 적극적으로 예방하고 진단해야 한다.

첫째, 좋은 환경에 살아야 한다. 국내에는 논에서 전환한 과원이 많으므로 배수에 신경써야 한다. 배수가 불량하면 뿌리의 호흡이 어려워 생육이 불량하여 약해지고 감염에 좋은 상황이 된다. 배수로 확보, 명거배수, 암거배수 등으로 토양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무의 수관이 무성해지지 않도록 수형 관리가 필요하다. 과다한 결실에 욕심을 가져 과원이 무성하면 통풍이 안 되고 햇빛이 들지 않아 병의 전파가 쉬워질 수 있다. 적절한 재식거리로 심고 적절한 전정이 필요하다.

둘째, 접촉을 차단해야 한다. 최근 국내에 크게 발생한 궤양병은 수입산 꽃가루를 통한 유입으로 시작되었다는 보고가 있고 검역을 거친 꽃가루에도 병원균이 검출되는 사례가 있다. 인공수분 시 꽃가루를 통해 감염이 될 수 있으니 건전한 꽃가루를 선별하여 사용해야 한다. 전정 가위, 접도 등에 의한 감염도 가능하므로 수시로 70% 에탄올에 소독하는 것을 권장한다. 비가림 시설과 방풍시설을 활용해 물과 바람에 의한 접촉을 피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과수원에 출입하는 사람, 장비, 농기계도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셋째, 나무가 자라나면서 갖가지 증상이 나타날 것인데, 자주 의심을 해야 한다. 이파리에 노란테두리를 가진 반점이 보이거나 가지에서 유출액이 흘러나온다면 궤양병이 유력하다. 하지만 노란테두리가 없는 반점 증상은 세균성 점무늬병과 유사하고, 이파리 가장자리가 마르는 증상은 위조증상 그리고 잎마름병과 유사하여 육안진단이 어렵다. 이 경우에는 기술원, 센터 등에 의뢰하여 조기에 진단받아야 한다. 만약, 궤양병이라면 적절한 약제 방제, 치료를 통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궤양병이 나타나기 쉬운 장마철이 다가오고 있으며 작년에 잠복해있던 녀석들이 나타날지도 모른다. 인공수분으로 사용하려고 하는 꽃가루에 숨어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과수원을 방문한 손님에게 묻어있을지 어떻게 알 것인가. 저항성 품종이라 할 것이 없는 때에 적극적인 예방과 초기 진단이 피해를 줄이는 중요한 방법이라 생각한다.

■이목희<농진청 원예원 남해출장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