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신뢰하는 인삼 만들자
소비자가 신뢰하는 인삼 만들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4.0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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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른 소비 패턴의 변화 등으로 인삼에 대한 소비가 예전만 못하다. 1인당 인삼 소비량은 0.32kg으로 2010년의 0.46kg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인삼 수출도 2016년 1억 3천만불로 단일 농산물 중에서는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정체상태에 놓여있다.

인삼 소비가 줄어든 원인은 첫째, 인삼의 안정성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삼에 잔류농약 등이 없는지 불안해하고 저질의 수입된 인삼을 제품에 사용하는지 의심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인삼은 다년생 작물이므로 뿌리에 농약성분이 축적되기 쉽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뿌리로의 이행이 적은 저독성 농약 사용과 건강한 인삼을 키우기 위한 재배환경 개선이 요구되며, 철저한 원산지 단속도 필요하다.

둘째, 외국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수입되는 다양한 건강 기능성 식품들로 인해 선택의 폭이 넓어져 인삼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TV 등 언론매체에서 외국산 기능성 식품에 대한 홍보가 범람하고 소비자들도 특정 기능성 제품에 대한 효능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된다. 반면 인삼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쌀 뿐 아니라 가공제품도 농축액, 파우치 등으로 한정되어 다양한 가공제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인삼은 예전부터 만병통치약으로 인식되어 있으나 정말 그 효능이 뛰어난지에 대해 의심하기도 한다. 사실 인삼의 효능은 피로회복, 면역력 강화, 항산화 효과,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등 다섯 가지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가장 뛰어난 건강기능식품 중의 하나이지만 그 진가를 모르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아 제대로 된 홍보도 필요하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되찾고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책이 필요하다. 첫째, 친환경 인삼재배를 더욱 늘려 소비자에게 인삼은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재배농가는 유기재배와 GAP 재배 확대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재 유기재배 면적은 50ha에 불과하지만, 안성시 등 일부지역에서 유기재배 협동조합을 만들고 화장품 회사와 계약재배를 확대하고 있어 희망이 보인다. 인삼 GAP 재배면적은 1,651ha로 11.3%를 차지하여 매우 낮은 수준인데,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농업인의 노력으로 GAP 인증 면적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기관에서는 유기자재를 이용한 친환경 방제기술을 개발하며, 재배환경 개선과 병해충 예찰을 통해 방제횟수를 줄이고 방제효율을 높이려는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 비닐하우스를 이용한 비가림 재배는 병 발생을 크게 낮출 수 있으므로 지역별 적응성 검토를 통해 확대 보급도 필요하다.

둘째, 소비자에게 인삼의 효능에 대한 믿음을 확실히 심어주고 다양한 계층의 소비자 기호에 만족하는 색다른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다양한 기능성 제품이 범람하는 시대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효능이 차별화되어야 하고 가격도 저렴해야 한다.

단순한 농축액이나 음료에서 벗어나 전 계층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른 종류의 한약재나 천연재료와의 조합을 통한 새로운 기능성 건강식품의 개발이 필요하고 어린이를 대상으로 감기예방, 천식, 아토피 치료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유기농 기능성 과자 같은 친환경 건강식품의 개발도 필요하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지갑이 얇아진 시대에서는 가격 경쟁력도 소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므로 인삼농가에서는 생산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직파재배와 저년생 새싹인삼 재배 등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성우<농진청 원예원 인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