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원예작물 병해충 조기예찰로 건전농산물 생산
시설원예작물 병해충 조기예찰로 건전농산물 생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3.2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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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기온이 상당히 높아져 이제 완연한 봄 날씨다. 올해에는 남쪽 고기압이 평소보다 일찍 세력을 키워 한반도에 영향을 미쳐서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오고 있다. 그러나 따뜻한 봄 날씨는 사람에게는 좋을 수 있으나 시설재배 작물에게는 꼭 좋지만은 않다. 날씨가 따뜻해짐에 따라 시설 온실 내 온․습도가 증가하여 문제되는 병해충의 출현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시설재배 온실에서 재배되는 작물은 병해충 발생량이 적고 생육 및 관리 상태가 양호하나 일부 시설 재배 온실에서는 잎곰팡이병, 잿빛곰팡이병, 흰가룻병과 담배가루이, 온실가루이, 아메리카잎굴파리 등이 발생하여 생산물의 상품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지금 한창 수확되고 있는 시설딸기 재배온실에서도 관부 탄저병에 의한 시듦 증상이 발생하여 전염이 확산하고 있어 적지 않은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러한 병해충에 의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시설온실 내 환기 불량으로 습도가 높아지면 딸기나 토마토에 역병, 잎곰팡이병, 잿빛곰팡이병 등이 발생하므로 환기를 자주하고 예방 위주 친환경 발병억제 물질 또는 보호성 약제 살포에 나서야 한다. 최근 봄철 잦은 강우 또는 흐린 날이 지속되거나 3중의 비닐하우스를 이용할 경우 광합성이 감소해 식물이 약해지면 병해충 발생율도 높아지므로 제 4종 복합비료를 주어 생육을 좋게 하여야 한다. 특히, 발병억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철저한 환기관리로 습도를 가능한 70% 상태로 유지하여 병 피해를 최소화 하도록 한다.

온실 재배 작물에서 발생하는 주요 해충은 발생 세대가 짧아 증식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생육 초기에 천적이나 유기농자재, 저독성 약제 등 초기방제로 해충 밀도를 낮추어야 한다. 또한, 온실가루이 등 해충의 알은 크기가 작아 눈으로 확인이 불가능하여 발견이 쉽지 않으므로 수시로 확대경으로 예찰하여 대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주요 발생 해충들은 알에서 부화하는 유충기 상태에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예찰활동을 철저히 하여 천적과 방제약제 살포 등으로 발생밀도를 낮추어야 한다.

이들 해충들은 주변의 잡초로부터 온실로 유입되기 때문에 개화 후에는 온실 측면에 방충망을 설치하여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특히, 총채벌레 알은 식물체 줄기의 아래 주변이나 멀칭부위에서 부화해 토마토 잎으로 이동한다. 지금 시기에 식물체 줄기 아래 부분과 멀칭이 되지 않은 부위에 약제를 뿌려 초기 밀도를 낮춰주면 수확기에 피해를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굴파리는 토마토 지제부(토양과 지상부의 경계부위)에 서식해 피해를 줘 끈끈이 트랩으로 잡으면 된다. 또한 줄기 아래 부분이나 배지 부위에 사는 유충은 적용약제를 뿌려 방제하면 초기 밀도를 낮출 수 있다.

천적에 의한 방제는 저온기에 활용해 발생초기에 미리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고 방사 직후에는 엽면시비나 약제 살포는 하지 않도록 한다. 토마토 담배가루이는 황화잎말림 위조바이러스를 옮기는 매개충으로 온실가루이를 포함해 이들 매개충을 생육 초기부터 철저히 방제해야 한다. 이들 해충들은 황색유인트랩을 이용해 예찰하고 잎 뒷면까지 약제를 뿌려야 하며 시설하우스 주변의 잡초를 뽑아 서식지를 없애야 한다. 그러나 이미 부분적으로 많이 발생하였다면 그 부분에 고삼, 님 등 식물추출물이나 파라핀, 유칼립투스, 계피유 등 식물성 오일을 적절한 배수로 희석 후 잎과 줄기에 뿌려준다. 이처럼 적기 예찰로 초기에 방제하면 친환경적인 농산물 생산이 가능 할 뿐만 아니라 해충의 발생 밀도를 낮출 수 있어 추가 방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죄와 벌’을 쓴 도스토예프스키는 말했다. 힘들다고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우리는 이 말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시설 온실 작물에 발생하는 병해충에 대한 적절한 예찰 활동으로 건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

■이중섭<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