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권우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박권우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1.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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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 건강 고려한 도시텃밭 정책수행 시급

▲ 도로에 인접한 배추재배: 도로변 30m 이내 재배금지 필요
적정재배지, 작물선택, 과학적 영농방식 도입해야

원예산업신문 신년 1월 8일자 보도에 의하면 농림축산식품부가 제2차 도시농업육성기간(‘18-’22)동안에 약 2,000ha 도시 텃밭 증대와 도시농업 참여자 4백만 시대를 열겠다는 기사가 있다.

정부에서 도시민의 육체적, 정신적인 건강, 가족 간의 화목 증진 및 안전식품 제공 등의 장점을 가진 도시농업을 발전시키려는 2차 계획은 좋지만 보다 좋은 정책 수행을 위하여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한다.

먼저 도시 텃밭 장소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 도시의 짜투리땅을 이용한 전시행정적인 도시텃밭 조성 보다는 토양오염이 되지 않은 곳으로 도로변에서 일정거리 떨어진 곳에 조성해야 한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서울 시내의 도로변 텃밭 토양은 위험수치는 아니지만 이미 중금속으로 오염되어 있다고 한다. 이는 도시텃밭 조성과정에서 객토를 할 때에 좋은 토양을 사용하는 곳도 있으나 산업체가 기준미달 토양을 복토하고 텃밭을 조성하는 경우와 도로변에 인접해서 각종 오폐수의 유입이나 분진 비산 등의 현상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도로변에 인접해서 채소용 텃밭을 만들지 못하게 규제하고 있다. 베를린의 경우에 도로에서 10 m 이내 식물의 67%가 납에 오염되나 10 m 이상 떨어져 있으면 38%만 오염되어 도로변 재배가 나쁘다고 보고했다. 필자가 2016년 서울, 경기 일원의 27개 지역 도시텃밭을 조사했더니 도로변으로부터 10m 이내가 59%, 10-20m사이가 11%, 20m 이상 떨어진 곳이 30%였다. 약 70%가 도로에 인접한 만큼 중금속오염 가능성이 높으니 장소선택에 철저한 가이드라인이 설정이 필요하다. 

둘째로 중요한 것이 재배작물의 선택이다. 채소의 종류에 따라 중금속의 이동과 집적에 차이가 있으며 잎의 구조에 따라 다양한 해로운 물질이 들어있는 도시 먼지의 부착이 차이가 난다. 오염된 곳에서 채소를 재배할 때에 중금속의 집적은 뿌리채소, 잎채소, 열매채소 순서로 낮아진다. 그래서 당근, 무 같은 뿌리채소에는 토양과 접촉하여 있으므로 중금속의 집적이 많다. 반대로 과채류는 열매까지 이동이 어렵고 과일자루가 중금속을 여과시키는 역할을 하여서 다소 안전하다. 외국연구에 의하면 오염지역에서 재배한 토마토, 시금치, 양배추, 고수, 무의 카드뮴을 분석했더니 무가 토마토의 7배로 많이 함유해서 작물에 따라 집적이 크게 다르다고 했다. 또한 식물의 잎의 구조에 따라 오염된 분진 등의 집적도 다르다. 케일, 양배추 등은 먼지 부착이 작지만 잎상추는 부착이 많으니 도로변 재배를 피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모든 작물을 재배해도 된다는 방식보다 도시농업 적정작물 선발 추천이 필요하다. 독일의 베르린의 경우는 도로변에 채소보다는 과수를 권장하는데 이는 오염물질의 집적이 채소 보다 월등하게 낮기 때문이다.

셋째 도시텃밭 생산물 품질의 문제점도 제시해주어야 한다. 안전 농산물 생산을 목표로 하지만 도로인접 오염된 토양, 기준미달의 퇴비 등의 자재 사용, 도로 및 주변 폐수의 유입 등으로 산물의 품질이 일반 농산물보다 열악할 수 있음을 홍보해야한다. 이미 홍콩, 영국 그리고 호주 등지에서는 도시텃밭 채소의 문제점을 제시한바 있다. 호주의 경우는 도시 48곳에서 생산된 채소를 분석하여 아연, 구리, 카드뮴, 납 등이 일부 기준치가 넘는 것도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미국(2008년)에서는 상추, 양배추. 케일, 고수 등을 집정원에서 기른 것과 시장에서 구입한 것을 구입한 것을 비교했더니 여러 중금속에 차이가 없고 다만 납은 텃밭에서 기른 것(565 ± 205ug)이 가게 구입한 것(23 ±21 ug)보다 20배나 높아 품질이 나빴다고 하였다. 영국에서는 모든 도시농업 산물을 분석했더니 92%만 안전하다고 했다. 이는 도시텃밭에서는 무농약 재배 등 장점이 많지만 토양오염이나 분진 등 공기오염에 대한 문제점에 따라 품질이 문제가 있을 수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따라서 도시농업 산물의 문제점을 알리고 이에 대처한 새로운 과학 영농을 제시해야한다. 건전한 상토를 이용한 상자재배, 자루재배, 수경재배 등이 새로운 도시 농업형태로 발전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도시농업 발전을 위하여 몇 가지 제언을 하였는데 이는 인간친화적인 도시농업 발전을 위하여 고려하고 개선해야할 문제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겠다. 도시농업은 21세기 도시민의 로망이다. 그러나 적정 재배지와 작물 선택 그리고 과학적인 영농 방식을 도입해야 도시민 건강증진을 위한 도시농업으로 재도약할 수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