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승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이우승 경북대학교 명예교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1.15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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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는 중국 남쪽 산간지역이 기원

 
1906년 한국 유일 개성배추 품질 좋아

매년 11월, 12월은 김장김치 담그는 적기이다. 이 기간에는 김장에 관한 화제가 연일 TV에 등장한다. 김장김치의 주재료는 배추이다.

배추는 중국 남쪽의 산간지역이 기원으로 알려져 있다. 아열대에서도 산간지역은 생물의 변이를 일으키기 쉬운 곳이다.

야성의 배추는 5∼6세기의 기록에 나타나 있다. 야생형은 점차로 재배법을 개선하고 시비, 관수, 중경, 제초를 고안해서 비대되고 연화되었다. 더욱이 밀식을 함으로써 연화되는 것을 보고 이것을 선발해 불결구배추, 반결구배추로 육성됐다.

배추의 생물학적인 특성은 온화하고 습윤한 기후를 좋아하고 일정의 내한성은 있으나 내서성에는 약하다. 결구배추의 출현은 청나라(1616∼1912) 초기에 처음으로 기록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16세기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3세기경 향약구급방(1236∼1251)에 배추와 관련된 문자인 숭(?)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훈몽자회(1527), 한정록(1610년경)에 숭채와 함께 배추가 처음으로 등장한다. 박세당(1629∼1703)의 색경(1676), 홍만선(1643∼1715)의 산림경제(1715경), 류중임의 증보산림경제(1766)에 배추의 기록이 있는데 2월 하순에 파종하면 3월 중순에 먹을 수 있고 5월 상순에 파종하면 6월 중순에 먹을 수 있다고 했다.

가을배추는 칠석이후에 파종함으로써 연 3회에 걸쳐 재배하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배추김치가 처음으로 등장하고 있다. 박지원(1737∼1805)의 연암집, 박제가(1750∼1805)의 숭채조에도 중국 북경에서 종자를 가져다 서울에서 심어야 좋은 것이 되고 이것을 3년만 그대로 심으면 순무가 되어버리며 골에서는 새종자를 당년에 심는 것도 서울 것만 같지 않다 하였으니 채종기술이 발달하지 못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정학유(1787∼1856)의 저술로 추정되는 농가월령가는 농가의 행사를 월별로 나누어 교훈을 섞어가며 농촌풍경과 권농을 노래한 것인데 배추에 관한 구절이 있다. 김치를 담그기 위해 음력 7월에 무와 배추를 심도록 권했던 노래였다.

홍석모의 동국세시기(1849)에 배추를 이용한 김치가 만들어진 기사가 있다. 1906년 일본인의 조사보고서에는 개성배추는 한국 유일의 채소로서 반결구성이며 품질이 매우 좋고 한국 역에서 재배되었다고 했다.

장지현(1972)은 개성배추, 서울배추의 채종법이 획립된 것은 1850년 전후라고 추정했다. 1906년 원예모범장 설립을 전후하여 중국으로부터 결구성배추가 도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1915년에 포두련, 1928년에는 지부, 직예, 백방, 청방, 화심 등이 중국으로부터 도입되었다. 1930년대에 경도3호가 일본으로부터 도입되었다. 

1950년에 우장춘 박사의 귀국을 계기로 농업과학기술연구소가 창설되었고 1953년 중앙원예기술원으로 개편되어 무, 배추의 육종이 시작됐다. 1960년 불화합성을 이용한 배추의 일대교배종인 원예배추 1회와 2호가 발표되어 그 후 교배종시대가 되었다.

결구배추는 생육기간에 85일 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가울재배만이 가능했으나 1960년대 초에 조기결구되는 배추가 도입되어 봄결구 배추가 재배되기 시작하였다. 1970년대 후반부터 조기결구성 품종이 다수 육성되었고 이들 품종의 개발과 재배기술의 보급으로 봄배추 재배의 안정을 기하게 되었으며 이후 결구배추의 주년생산체계가 정착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