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김동환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12.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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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품목정책 틀 다시 짜야”

정부·민간 역할구분후 자조금 논의 필요

 
“기본적으로 자조금만 보지 말고 정부의 품목정책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다 연결되는데 자조금만 바라보는 것은 한계가 있어 먼저 정부의 역할과 민간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

김동환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안양대학교 교수)은 “정부는 소득보전과 경영안정화에 주력하고 품목단체가 수급관리, 홍보, 소비촉진을 맡는 전제하에 논의가 돼야 한다. 현재 품목정책에서 정부가 90%, 민간이 10%를 맡고 있다면 점차적으로 정부의 역할을 줄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조금은 무임승차가 큰 문제이며 자조금에 농가의 참여가 미진하다”면서 “현재 정부가 수급관리부터 홍보까지 모든 것을 다하고 있어 농가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급관리에 정부가 개입돼 농산물 가격이 올라가면 수입하고 과잉이 되면 농산물 가격이 폭락된다. 정부가 개입하면 정부만 의존하게 돼 자체적인 수급조절 기능이 취약해진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의존에서 탈피해 수급조절, 홍보, 소비촉진뿐만 아니라 R&D까지 해야 한다”며 “뉴질랜드의 경우에는 정부가 유일하게 자조금에 R&D에 대해서만 50%를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스미트폰 연구를 봐도 알 수 있다. 정부는 기초적인 연구만 하고 상업화는 삼성에서 제품개발로 연결시키고 있어 자조금도 그렇게 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와 같이 현장중심의 연구가 아닌 공급자 중심의 연구로 마지막에는 나몰라라는 식의 연구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김 원장은 “자조금이 패러다임이 변화돼야 한다. 현재 자조금사업이 소비촉진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데 영역이 너무 좁다. 자조금사업이 품목전체의 발전을 위해서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생산자뿐만 아니라 유통업자, 가공업자도 참여하는 장기적인 산업발전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원예자조금의 거출은 시기상조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품목의 80∼90%가 자조금을 납부하면 문제가 없지만 50% 정도만 내고 50%는 내지 않으면 안내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무임승차를 해도 혜택은 같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큰 규모의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 농가들의 부담이 큰 만큼 납부를 거부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자조금을 강제징수를 하다 보니 농가들이 반발해 폐지됐다.

김 원장은 또한 “자조금에 참여하는 농가에 대해서만 정부지원을 늘리는 것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로 그대로 작동할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중앙에서 자조금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농가는 지원하지 말라고 해도 지방에서 안면관계, 민원제기 등으로 손발이 안맞을 수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고추, 무·배추, 양파, 마늘 등과 같은 노지채소는 품목특성상 연착륙이 필요하다”며 “당장 의무자조금 조성이 안된다고 해서 정부보조 전체를 줄이지 말고 점차적으로 줄여가면서 의무자조금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무자조금이 안되는 품목은 임의자조금을 유지하되 정부지원을 서서히 줄여가야 한다. 정부가 손을 떼지 말고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추, 무·배추, 양파, 마늘 등은 생산안정제 위주로 수급조절을 하면서 품목 특성상 로드맵을 만들어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추, 무·배추, 양파, 마늘 등과 같은 노지채소는 영세농가들이 주를 이루며 작목전환을 수시로 하고 있어 현황파악조차 쉽지가 않다. 이로 인해 현 노지채소 임의자조금들은 우선적으로 계약재배를 하는 농가들을 대상으로 의무자조금 조성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정부는 참여농가가 국내 재배농가 중 50%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며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배추 같은 경우는 농협의 계약재배가 10%밖에 안돼 더 많이 참여하고 있는 산지유통인과 어떻게 연합체를 만들 것인가는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농협중심에서 영농조합법인과 산지유통인을 동참시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