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류 및 고온에 강한 인삼 품종 육성 길 열어
염류 및 고온에 강한 인삼 품종 육성 길 열어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12.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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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난히 가뭄과 불볕더위, 국지성 폭우와 늦은 장마 등의 기상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하였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1.8도 상승해 세계 평균치의 2배를 웃돌고 연평균 강수량 및 호우 일수 변화 등 점차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인삼 재배지 변동 예측 지도'에 따르면 "온난화가 지속되면 현재 전 국토 면적 기준 84.1%인 인삼 재배 가능지가 불과 4년 뒤인 2020년에는 75.8%로 줄고 2030년대에는 전남, 부산, 경남 등 남부지역 대부분에서는 인삼재배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삼은 하루 최고기온 30도 이상의 날씨가 1주일 넘게 지속되면 해가림 시설 내 온도 상승으로 고온 피해가 발생한다. 또한 고온에 의한 수분증발로 토양 내 염류가 표토에 집적될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된다. 최근 들어 기후변화가 잦아지면서 인삼생산의 불안정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농촌진흥청에서는 고온과 염류에 강한 인삼 신품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인삼의 표현형과 목적형질을 관찰하기 위해서는 최소 4년의 시간(한 세대)이 걸리며 형질고정과 지역적응시험 및 생산력 검정을 거쳐 신품종으로 개발될 때까지 약 10여년 이상이 소요된다. 따라서 인삼 육종효율 증진을 위하여 목적형질을 조기에 선발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본 연구팀은 염류와 고온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 유전자와 단백질을 생체지표로 개발하여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원을 대상으로 목적형질을 탐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식물 생장상에서 묘삼의 생육을 진전시킨 후 고온과 염류를 각각 처리하여 오믹스 분석으로 대상 유전자와 단백질을 탐색하였다. 실험 결과, 염류처리 시 Dhn (Dehydrin) 유전자와 SOD(Superoxide dismutase) 단백질이 증가함을 확인 할 수 있었으며 이를 바이오마커로 전환하여 샘플 간 발현 양을 상대 정량할 수 있었다. 고온처리의 경우 HSP(heat shock protein) 연관 유전자와 GH(glycosyl hydrolases) 단백질이 처리시간에 따라 샘플 간 발현양의 차이를 보여 최종 마커로 선발 하였다. 선발된 유전자와 단백질은 건조, 저온 및 고온, 고염 등의 비 생물적 스트레스에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으며 모델식물 실험으로 이미 기능이 밝혀진 것들이다. 바이오마커로 선발된 염류저항성 품종으로는 농촌진흥청에서 최초로 개발된 품종인 ‘천량’이 포함되어 국내 인삼 육종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2개의 염류저항성 계통과 3개의 고온저항성 계통을 바이오마커를 통해서 확보할 수 있었다.

기후변화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연구 성과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목적형질의 선발과정을 쉽고 빠르게 앞당겨 육종 과정의 한계점을 극복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바이오마커를 통해 선발된 계통이 조기에 신품종으로 개발되어 농가현장에 보급된다면 향후 인삼의 고품질·안정생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팀은 개발된 기술이 인삼 신품종 육성에 적극 활용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를 통해 인삼산업의 지속적 발전과 고려인삼의 세계 최고 명품화를 위해 기여하고자 한다.

■조익현<농진청 원예원 인삼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