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상배 (사)한국인삼협회장
반상배 (사)한국인삼협회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12.04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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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조회 R&D사업 용도 별도 예산편성 필요

 
제품 상용화까지 지출인정 정책지원 수반돼야

세계최대의 인삼 가공제품 수출국은 아이러니하게도 인삼재배가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유럽의 스위스이다. 이들은 1970년대 한국의 고려인삼을 이용하여 세계 최초로 진세노사이드 함량을 표준화한 진사나(G115)로 세계 특허를 취득해, 현재 연간 3억 달러 이상의 인삼제품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스위스의 진사나 매출 가운데 파마톤사의 비중은 50%인데 이는 인삼을 활용한 R&D 및 상용화의 대표적 성공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인삼 관련 연구용역의 80% 이상이 사장되는 등 제품의 R&D성과가 상용화나 정책적 반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 훌륭한 연구진과 제품을 보유한 인삼 관련 기업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품의 상용화가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은 전략 및 정책에서 그 문제의 원인을 찾지 않을 수 없다.

전통적으로 널리 알려진 원기회복과 강장작용 이외에도 최근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삼은 학습기억력 향상, 스트레스 개선, 골다공증 개선, 아토피성 피부 개선, 전립선 비대 억제, 인삼열매의 알코올성 간질환 개선, 발효인삼 잎·줄기의 주름 개선 등 방면에서 역시 과학적 효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처럼 인삼의 우수성은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지속적으로 증명 및 누적되고 있지만 이러한 연구결과가 상용화단계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상기 문제의 해결을 위한 상용화의 예를 하나 들자면 만일 알약이나 캡슐 등 형태의 인삼가공제품을 제작·공급하여 국내외 소비자들의 인삼 복용을 더욱 용이하게 할 경우 인삼의 재고소진은 물론 전반적 인삼산업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렇듯 현재 인삼업계가 직면한 낮은 R&D성과 전환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협회, 학회, 기업이 사위일체(四位一體)의 형태로 유기적 업무 공조와 협업을 전개해 나가야만 한다. 또한 R&D단계에서 제품 상용화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히 긴 시간과 많은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중장기적 계획수립 및 재원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인삼협회는 농수산자조금법상 목적사업으로 R&D사업이 들어있지만 자조금 규모가 아직 작은 수준일 뿐 아니라 연내 예산집행이 모두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약을 가지고 있다. R&D와 제품 상용화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예산집행 관련 문제는 인삼산업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가 될 것이다.

때문에 향후 한국인삼협회의 원활한 사업진행을 위해서는 우선 정부차원의 자조금법 개정 및 R&D사업용도의 별도 예산편성이 필요하다. 한편 R&D사업에 지출된 사업비의 경우, 당해연도에 지출되지 않더라도 제품이 상용화 되는 시점까지의 지출을 인정하는 형태의 정책적 지원 역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속적인 제품 출시를 통한 업계의 발전 선순환을 위하여 기업들의 제품판매수입 가운데 일정금액은 새로운 R&D프로젝트로의 재투자가 이루어져야할 것이다. 

아울러, 고려인삼의 해외홍보 강화 역시 시급한 과제이다. 일례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스위스취리히무역관의 보고서(인삼 강국 한국 VS 제약 강국 스위스 3부, 남기훈, 2016.09.05)에 따르면, 스위스의 인삼분말 수입량 가운데 92%는 중국산이며 한국산은 2015년 기준 0.02%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러한 고려인삼의 경쟁력 부족은 우리 인삼을 원료로 하여 제작된 2차 가공 제품의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기에, 현재 우리나라 인삼사업의 당면과제는 다각화된 홍보 전략을 통해 고려인삼의 차별화된 우수성을 해외 바이어 및 고객들의 뇌리에 각인시키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국인삼협회는 고려인삼의 차별화된 우수성을 전파하기 위해 해외 유수의 대학에 고려인삼 관련 내용을 홍보하는 책자를 비치하는 사업을 진행하여 20여개국 229개 해외 대학 도서관에 비치를 완료하였다. 이러한 해외도서관 책자 비치 사업은 우리 인삼의 우수성을 드러내는 차원을 넘어, 인삼의 종주국이 대한민국임을 알리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사업이자 인삼주권수호를 위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자조금 규모로는 전 세계 도서관에 다양한 고려인삼책자를 비치하는데 무리가 따르고 있다. 책자 제작 및 배포를 위해 정부, 협회, 학회 등 모든 관련 기관 및 단체들의 재정적인 지원을 포함한 협업이 필요하다고 할 구 있겠다.

생산분야에서는 노동력부족  해결이 시급하다.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해서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외국인인력을 저렴하게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농업으로 배정된 외국인 근로자들이 제조업 등으로의 이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 이탈방지대책에 대한 정책마련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농기계를 조속히 보급 및 실용화하여, 부족한 인력시장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농가에 대한 농기계 지원 부분도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인삼산업은 업계 내·외부적 요인에 의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협회, 학회, 기업 모두가 유기적 협업과 업무상의 공조를 통해 역경을 기회로 바꾸어, 인삼산업의 위기탈출 및 재도약을 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