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만호 대구경북능금농협 19‧20대 조합장
윤만호 대구경북능금농협 19‧20대 조합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12.0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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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가는 생산만, 판매는 유통전문가, 지도사는 지도에만 집중해야”

 
“음료 판매에만 집중하는 우리음료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한분야를 담당하는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윤만호 대구경북능금농협 전임 조합장은 “한 분야에 최소 3년이상 일을 해야 전문가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2000년도 사과 과잉생산으로 인해 유통과 판매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 운영의 필요성이 대두되던 시대에 우리음료주식회사를 능금농협 자회사로 전격 분리한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난 1992년 설립된 능금농협 주스 음료가공공장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당시 윤 조합장은 2000년 9월 국내 최대 유통인구를 보유한 서울을 본사로 하여 농협우리음료의 자회사를 설립했다. 자회사를 통해 음료가공공장에서 생산된 우리음료의 유통판로를 개척, 현재까지 여러 대형마트 및 각 사무소에서 사과주스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특히 윤 조합장은 당시 주문자가 요구하는 제품명으로 완제품을 생산하는 OEM방식을 주스가공공장에 적용해 남양유업 유제품에 능금농협 사과가 사용되는 성과를 올렸다.

윤 조합장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결국 전문인력 양성, 운영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대기업 유제품 형태로 공급할 수 있었다”며 “신용은 신용, 판매 유통은 판매, 행정은 행정 전문가가 맡아야 제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조합장은 IMF 이후 조직 통폐합 구조조정의 역할에 대해 “농림부 정부 차원의 권고가 내려와 자기자본 비율을 맞춰야 한다는 지침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악역을 맡아 직원 20여명을 퇴직시켜야만 했다”며 “지금 생각해도 개인적으로 평생을 조합에 바친 직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지만, 인력감축 결과 젊은 사람들의 고용을 확대하는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었고 50억정도 퇴직금을 적립했다”고 전했다.

또한 윤 조합장은 조합 역사 중 생산량 증대를 가져온 키낮은 사과 묘목에 대해 “경북도가 지원한 사과연구소를 통해 기존 10년차 사과나무에 비해 3년차에 사과를 수확할 수 있어 농가소득에 기여했다”며 특히 키낮은 사과 재배로 품질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전격 도입된 키낮은사과원은 그해 12월 군위 종합가공사업소에서 키낮은사과원 재배종합교육을 실시했으며, 재배농가, 농업기술센터 직원 등 270여명이 참여해 능금산업의 도약을 모색하는 한 계기가 됐다.

우리음료주식회사 자회사 설립계기 전문인력 운영 깨달아
카스테라 ‧ 의약품 등 사과 가공영역 넓히는 시장개척 필요

윤 조합장은 조합들에게 “조합 창립 100주년 즈음해 조합원들은 긍지와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며 “우리는 모두 능금인(人)이라는 다짐을 통해 하면 된다라는 비전으로 조합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윤 조합장은 최근 비료, 농약, 반사필름 등 전문성이 더 높은 조합 제품을 쓰기보다 가격에 민감한 조합원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윤 조합장은 지난 1973년도 해병대를 제대한 이후 어린 시절부터 홍옥나무를 재배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린 시절 홍옥 사과 하나를 그렇게 먹고 싶었다”면서 “사과 한 나무가 대학나무로 불리던 시절에 사과 농사를 하는 것은 오랜 소원이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윤 조합장은 조합의 미래 비전에 대해 “앞서 말했듯이 농가는 생산에만 집중하고 유통과 판매는 전문 조합 직원들이 책임져야 한다”며 “영주 등 대구경북능금농협이 관할하는 11개 APC 활성화를 통해 판로개척을 추진해야 하고, 동시에 농자재의 신속 공급도 조합 차원에서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조합장은 현직인 손규삼 조합장에 대해 “같은 해병대 선후배 사이로 손규삼 조합장의 활동력, 추진력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손 조합장이 강력히 추진했던 사과주스 가공공장은 여전히 저가품에 대한 시장격리 역할, 정품에 대한 시세유지 역할을 조합에서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윤 조합장은 “최근 조합 직원들의 사기가 셋방살이를 하는 세입자와 같이 다소 침체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100년 역사와 전통의 조합 직원들이 박력이 있기를 바란다”며 씩씩함을 강조했다.

윤 조합장은 향후 방향에 대해 “사과의 가공 부분 진출은 카스테라 등 대기업 제과제빵 업체들과도 연계될 수 있다”며 “자기가 전담하는 역할의 전문성을 높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만호 전 조합장(70)은 대구경북능금농협 19,20대 조합장을 역임했고, IMF사태로 능금조합에도 구조조정 압박이 가해진 지난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조합의 체질개선을 주도, 우리음료주식회사를 설립했다. 현재 경북 영천시 화산면에서 여전히 9,920㎡(3,000평)사과 과수원을 경영하고 있으면서 과수원 인근 화산주유소도 운영하고 있다. 윤 조합장의 아들도 현재 능금농협 대의원으로 부자가 2대째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류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