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향상으로 국산키위 시장경쟁력 높이자
품질향상으로 국산키위 시장경쟁력 높이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9.2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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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의 수출장려 정책에 맞추어 국산 키위도 홍콩, 일본 등지로 생산물량의 5~6%가 수출되고 있다. 2017년 수출선적 단가는 kg당 3,042원으로 2015년 6,766원에 비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수출가격 하락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품질에서 한국산 키위가 시장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일본으로 연간 1,000톤 이상 수출되는 주력 품종 ‘헤이워드’는 이미 국내 소비자에게 시고 맛없다는 선입관이 각인된 품종이다. 품질이 우수한 품종에 좋은 가격이 동반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기에 일본 수출 가격의 하락은 당연한 결과이다.

혹자는 국내 시장가격의 안정을 위해 수출이 필요하다고 한다. 일정부분 맞는 말인 것처럼 보이지만, 국내 생산량이 많아서라기보다는 수입량 증가에 따른 연간 유통량이 5만 톤을 넘는 경우에 고민해볼 만한 이유이다. 과연 국내 키위산업에서 연간 유통량 5만 톤은 넘을 수 없는 산인지 직시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연간 키위 소비량은 1.03kg으로 한 달에 1개도 먹지 않고 있다. 한 달에 1개만 소비자가 먹어도 연간 6만 톤이 필요하다. 비타민C가 풍부하고 변비해소 효과도 뛰어난 건강과일 키위인데, 왜? 소비자는 한 달에 1개도 먹지 않을까? 문제는 맛이 없기 때문이다. 이 근본적인 문제를 소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지만, 정작 생산자 자신은 쉽사리 인정하지 않는 것이 키위 산업 발전의 걸림돌이다. 키위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맛이라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따라서 맛있는 키위 생산을 통한 시장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초심으로 돌아가 몇 가지 기본적인 중요사항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첫째, 현재 자신의 과수원이 키위 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한 토양환경이 조성되어 있는지와 바람으로부터 잎을 보호할 대책이 강구되어 있는지 여부다. 특히, 강우량이 많은 6~8월 뿌리주변의 원활한 양분흡수 대사를 위한 산소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 많은 생산농가의 문제가 바로 이것이며, 이로 인해 생산량과 품질이 기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둘째, 효율적인 가지관리를 위한 충분한 재식거리 확보와 나무의 기본 뼈대를 구성하고 있는지 여부다. 이는 목표 생산량과도 일정부분 연관된 문제로 품질향상이 시급한 우리나라 여건을 감안하면 10a기준 2~2.5톤을 목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밀식보다는 차라리 공간이 남는 것이 가지관리와 품질을 위해 유리하다. 최근 키위 선진국인 뉴질랜드로 견학을 다녀오신 분들이 우리나라 강우특성과 토양여건을 감안하지 않은 채 밀식과 과다착과에 현혹되는 분들이 있어 우려스럽다. 현재의 우리자신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앞의 두 문제는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이며, 이를 어느 정도 충족했음에도 품질에 자신이 없다면 문제는 품종이다. 우리나라 생산 주력 품종이며, 수출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헤이워드’는 이미 소비자와 상인에게 맛없기로 낙인찍힌 품종이다. 이런 국산 키위의 오명을 벗고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좀 더 경쟁력 있는 2세대 품종으로 갱신이 절실하다. 품종 갱신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 쉽사리 결단을 내리기 어렵지만, 맛이라는 현실 문제를 직시했다면 앞의 두 가지 난제 해결과 함께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요구된다.

생산자 스스로가 본인이 재배한 과일에 자신이 없다면 수출, 수입에서 우리의 시장경쟁력 향상은 요원할 것이다. 품질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과거처럼 소비자에게 신토불이(身土不異)를 요구할 수 없다. 일본, 홍콩 수출에서 한국산 키위의 이미지를 저가 상품이 아닌 고가 상품으로 전환하여 부가가치 향상이 필요하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보다는 품질이 우선이라는 생산자의 의식전환이 절실하다. 이런 의식전환과 실천이 이뤄진다면 국내 키위 산업의 시장 경쟁력은 강해질 것으로 본다.

■곽용범<농진청 원예원 남해출장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