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결실 위한 사과 수분수 선택
안정적 결실 위한 사과 수분수 선택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9.1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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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는 자기 꽃가루로는 수정되지 않는 타가수정 작물로 배우체 자가불화합성 기구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과가 자가수정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자성 측 자가불화합성 유전자인 S-RNase와 웅성측 유전자가 상호작용하여 꽃가루관의 RNA를 분해함으로써 꽃가루관 신장을 중단시켜 수정을 방해하기 때문이다.즉, 타가수정 작물인 사과의 안정적인 결실을 위해서는 주품종과 다른 품종을 15~20% 정도 섞어 심거나, 꽃사과(2~3품종)를 주품종의 7~10% 정도 섞어 심어야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있는데,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이 같으면 수정이 되지 않아 열매가 생기지 않으므로 꼭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이 다른 품종이나 꽃사과를 선택하여 혼식하여야 안정적인 결실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수분수 품종은 꽃가루를 많이 생산하고, 주품종과 개화기가 비슷하거나 약간 빠르며 경제성이 높은 품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사과 품종의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은 상호 수분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하며 고품질 과실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정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사과 재배면적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후지’는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이 S1S9 로 ‘감홍’, ‘알프스오토메’와 같아 상호 수분수 역할을 할 수 없으므로 혼식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미시마’, ‘미야마’, ‘피덱스’, ‘키쿠8’, ‘후브락스’ 등과 같은 ‘후지’ 아조변이 품종들은 특정한 1~2개의 형질을 제외하고는 일반 ‘후지’와 동일하기 때문에 상호 수분수로 이용할 수 없다.

‘후지’ 다음으로 많은 재배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에서 육성한 추석용 사과 ‘홍로’는 S1S3으로 ‘시나노골드’, ‘홍소’와는 혼식할 수 없으나, ‘후지’ 등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이 다른 품종과는 혼식이 가능하다. 국내 육성 신품종 ‘아리수’는 S3S7이므로 ‘쓰가루’, ‘그린볼’, ‘홍금’ 품종과 상호 교배친화성이 없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봄철 개화기에 수분 매개곤충의 밀도가 낮거나 저온, 강풍, 강우 등으로 곤충의 활동이 어려울 때, 수분수가 없거나 부족할 경우 사과의 결실량 확보를 위해서 사람이 직접 다른 품종의 꽃가루를 이용하여 인공수분을 실시해주어야 한다. 인공수분은 개화 후 빠를수록 좋지만, 개화 후 2~3일까지는 수정 능력이 양호하다. 중심화가 70~80% 개화한 직후가 적기이며, 오전에 이슬이 마른 직후 수분하는 것이 좋다. 인공수분을 할 때에도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을 확인하고, 다른 품종의 꽃가루를 사용해야 성공적인 결실이 가능하다.

■권영순<농진청 원예원 사과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