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예방
고추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예방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8.2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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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에 발생하는 바이러스는 오이모자이크바이러스(CMV),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 고추모틀바이러스(PepMoV), 고추약한모틀바이러스(PMMoV) 및 잠두위조바이러스(BBWV)가 있다. 이 가운데 주로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는 CMV와 TSWV이다. CMV는 진딧물에 의해 전염되는 바이러스이며, TSWV는 총채벌레에 의해 전염된다. CMV는 고추 재배지 주변에서 알로 월동한 진딧물이 4~5월에 날기 시작하면서 CMV에 감염된 영년생 잡초 또는 하우스에서 자라는 CMV에 감염된 작물 또는 잡초에서 바이러스를 획득하여 4월말~5월초에 정식한 고추에 바이러스를 옮기게 된다. TSWV는 특히 시설재배지 고추의 경우 겨울동안에 하우스에서 작물을 재배한 경우 하우스 내부에 있던 TSWV를 보독한 총채벌레가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가능성이 높으며, 노지 재배지의 경우에도 주변에 하우스가 있다면 하우스에서 겨울을 보낸 총채벌레가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저항성 품종을 만드는 것은 저항성 유전자를 보유한 유전자원간의 교배를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실제 재배되기까지에는 소비자의 기호 및 생산성 등 많은 요건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비록 바이러스 저항성 품종을 재배 하더라도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켜서 저항성을 극복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실제 재배지에서 2~3종의 바이러스에 복합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데,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복합 감염되는 경우(CMV+PepMoV) 또한 저항성이 무너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두 번째로 바이러스 전염원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전염원을 없애기 위해서는 고추 밭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폐기하는 농산물을 주변에 방치하지 않도록 하여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실제 작물 재배지 주변에 흔한 흰명아주, 클로버, 가막사리, 쇠비름, 환삼덩쿨, 쑥, 질경이, 개망초 같은 잡초들이 CMV나 TSWV에 감염되어 바이러스 전염원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재배지 주변 잡초는 철저히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바이러스병이 발생한 것이 있으면 빨리 제거하여 전염원을 없애야 한다. 세 번째로 바이러스병을 전염하는 진딧물이나 총채벌레를 농약을 살포해서 방제하는 것이다. 특히 생육초기에 바이러스병이 감염되면 피해가 크기 때문에 생육초기에 매개충 방제를 잘 해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시설재배지인 경우 기본적으로 한랭사를 측창에 설치하고 출입문에도 설치하면 매개충 유입을 막는데 매우 효과가 높다. 

고추 바이러스병이 농약을 사용한 매개충 방제만으로 100% 방제가 안 되는 이유는, 매개충인 진딧물이나 총채벌레의 전염특성이나 행동특성 때문이다. 총채벌레는 유충 2령 충기에 TSWV를 보독하게 되면 성충이 되어도 전염력을 가지기 때문에 유충, 성충, 번데기, 알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 데 이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고추 재배기에 유충, 성충, 번데기, 알 단계가 모두 존재하는데, 유충은 신초 속이나 꽃 속에 존재하고, 알은 잎 조직 속에 산란하고, 번데기는 흙속에 존재하며, 성충은 농약을 살포하면 튀기 때문에 약제가 잘 닿지 않아서 살충제 살포로 100% 방제가 어렵다.  진딧물의 경우 날개가 없는 무시충과 날개가 있는 유시충이 존재하는데 무시충의 경우 살충제 살포로 방제가 용이하지만 실제 바이러스병을 옮기는 것은 유시충이다. 비록 약제 살포로 무시충 진딧물 밀도는 낮출 수 있지만 일정 밀도 이상이 되면 유시충이 발생하므로 유시충은 살충제를 살포하면 날아서 주변작물로 피했다가 다시 전염활동을 하기 때문에 매개충 방제로 바이러스병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고추 재배 시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저항성 품종을 재배하는 것이 좋으며, 재배지 안과 바깥에 바이러스 전염원이 없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감염주로 의심되는 것은 빨리 뽑아서 소각해서 없애야 한다. TSWV나 CMV 모두 기주범위가 넓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고추밭 주변에서 자라는 작물이나 잡초가 바이러스 전염원이 될 수도 있고 매개충의 서식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 재배하는 작물도 신중하게 선택해야하고 잡초는 제거해야 한다. 고추를 처음 재배하는 농민은 가까운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바이러스병에 의한 피해를 막는 방법에 관한 기술 지도를 받는 것이 좋다.

■정봉남<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