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들의 주인의식 여전히 부족”
“조합원들의 주인의식 여전히 부족”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6.10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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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수원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협동조합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좌담회가 열렸다. 기록자로 참여한 기자에게 가장 기억에 남은 말은 “협동조합 조합원들의 주인의식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발언이었다. 주인의식은 말 그대로, 한 내부에 머슴이 아닌 주인처럼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며, 조합의 비전과 발전을 개인의 발전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1950년대 한국전쟁을 지나, 정부 주도로 다소 외부적으로 생긴 우리나라 생산자 농민 협동조합의 경우 주인과 같이 행동하는 농민 조합원들이 적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1917년 대구에 일본인들이 정착했지만, 조선인 농민들이 선도적으로 만든 과물동업조합은 현재 대구경북능금농협으로 성장했다. 당시 상대적으로 혼자 병해충 방제 작업을 하기 어려웠던 농민들은 가장 먼저 병해충을 막기 위해 동업조합을 결성했다. 시장에 사과를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은 둘째 문제로, 가장 주안점을 두고 집중했던 것은 단순하지만 어려운 방제를 공동으로 함으로써 품질이 우수한 사과를 생산하고자 했던 것이다. 당시 농민들은 협동조합 결성을 통해 방제작업의 고충을 분산하고자 했다.

100년이 지난 2017년 현재 품목농협의 조합원들은 과연 100년 전의 선구자들의 마음과 같이 단합과 주인의식을 우선하는지 묻고 싶다. 일부 조합원들은 자신이 100년 혹은 50년 역사의 자랑스러운 품목농협의 조합원이라는 주인의식이 아닌, 단지 돈을 벌고 이윤을 남기기 위한 도구로만 조합을 이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회사나 일반 자영업이라면 물건을 안 사고 단합을 안 하면 그만이지만, 조합은 말 그대로 단순 작업의 고통을 협동으로 분산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데 있다. 100년, 50년 역사의 조합원들은 자신의 조합사랑이 조합의 또 다른 50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

/류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