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타리에 회색 느타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느타리에 회색 느타리만 있는 것이 아니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5.22 15: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5년도 우리나라 총 버섯 생산량은 약 20만 톤이며, 느타리, 큰느타리, 팽이, 표고, 양송이 등이 주로 생산되고 있다. 그 중에서 느타리가 약 31.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한국인들은 다양한 버섯 중 느타리를 선호하고 찌개, 전골, 볶음 등 다양한 음식을 통해 많은 양을 소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많은 소비자들이 ‘느타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국내 시장이나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회색의 갓을 가진 일반느타리일 것이다. 그러나 느타리에는 일반느타리 외에도 노란색, 분홍색, 흰색, 갈색 등의 갓을 가진 노랑느타리, 분홍느타리, 백색느타리, 사철느타리 등이 다양하게 있다. 이에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일반느타리 ‘고솔’, ‘솔타리’ 등의 품종뿐만 아니라 노랑느타리 ‘장다리’, 분홍느타리 ‘노을’, 백색느타리 ‘고니’ 등 다양한 느타리 품종 육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매체나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버섯에는 전반적으로 식이섬유, 베타글루칸(β-glucan) 등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면역력 증진 등 우리 몸에 이로운 점이 많다. 그 중에서 느타리는 수분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저칼로리로 다이어트에 좋으며, 엽산 함량이 버섯 100g 당 129μg으로 높아 임산부에게 좋은 식품이다. 특히 노랑느타리는 일반느타리에 비해 식이섬유 함량이 약 2배가량 높으며, 철분과 필수아미노산, 특히 아르기닌(Arginine)의 함량이 높다.

또한, 동물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는 에르고치오네인(Ergothioneine)이라고 불리는 항산화 기능을 가진 천연 아미노산의 함량이 건조 버섯 100g 당 약 125mg으로 일반 느타리 함량의 60배 정도가 되어 건강식품이나 가공제품의 소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 분홍느타리는 일반느타리에 비해 육질이 더 단단하고 질기기 때문에 저장성이 강해 오랜 기간 동안 보관이 가능하며, 향이 더 진하고 높은 온도에서 요리를 해도 탈색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백색느타리는 일반느타리의 재배 중 갓의 색이 하얗게 변이된 개체를 발견하여 이를 모본으로 하여 교잡 및 육성한 품종이다. 재배법 등 기본 특성이 일반느타리와 다르지 않아 쉽게 재배가 가능하고 일반느타리처럼 다양하게 이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사철느타리는 갈색의 갓을 가졌으며 일반 느타리보다 식감이 더 쫄깃쫄깃한 것이 고기의 육질과 비슷하다고 하여 ‘고기느타리’라고 불리며 인기가 좋다.

일반느타리 외에 노랑느타리, 분홍느타리 등 다양한 느타리들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소비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식재료를 위한 대량 재배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버섯 발생이 잘 되어 재배가 쉽다는 느타리의 기본 특성과 노란색, 분홍색 등 화려하고 다양한 색깔을 갖고 있다는 장점을 활용하여 어린 아이들을 위한 실내 버섯 재배용 키트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색깔과 맛의 느타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버섯은 감칠맛을 내는 성분인 글루탐산(Glutamic acid)의 함량이 높기 때문에 곱게 갈아 다양한 색깔을 가진 조미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명절이나 특별한 날 여러 가지 색의 느타리와 다른 버섯을 이용한 버섯 선물 세트를 준비해 본다면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다채로운 색감에 눈이 즐거워지는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음식을 맛으로도 먹지만 눈으로도 먹는다는 말이 있다. 주변에 버섯을 이용한 요리 종류는 다양하지만 반대로 다양한 색깔의 버섯을 이용한 요리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요리 한 접시에 흰색, 노란색, 분홍색, 갈색, 검정색 등 다양한 색의 버섯이 어우러진 음식이 있다면 눈으로 먼저 음식을 즐기고, 다양한 식감의 맛으로 즐기고 영양도 풍부한 훌륭한 요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오민지<농진청 원예원 버섯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