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착과량 준수와 꽃솎기로 국산 참다래 품질 경쟁력 높이자
적정 착과량 준수와 꽃솎기로 국산 참다래 품질 경쟁력 높이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5.1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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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래가 한국에 도입된 지 40년 가까이 되고 있다. 1980년대 초기에 심겨진 나무는 어느 덧 노목이 되어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해야 할 시기이다. 과육색을 기준으로 재배품종 구성 비율을 나눠볼 때, 녹색과육이 약 66%, 골드키위로 불리는 노란색 과육이 약 29%, 나머지 5%는 속이 빨갛거나 껍질에 털이 없어 한 입에 먹을 수 있는 녹색 미니품종 등이다.

우리의 10a 단위면적 기준 생산량은 평균적으로 약 2톤이다. 이는 아직도 많이 재배되고 있는 녹색품종의 영향으로 본다. 하지만, 최근 면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골드 품종의 단위 생산량은 약 3톤에 육박하고 있다. 문제는 시장 상황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것이다. 과거 참다래가 일반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때는 맛보다는 비타민C가 많고 변비 해소에 좋은 희소성이 있는 건강과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골드 품종의 출현으로 소비자의 선택 기준에서 「맛」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변화했다. 따라서 생산자는 양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부분을 더 중요시해야 할 시기이다.

지역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골드 품종을 재배하는 일부 농가의 단위생산량은 3∼5톤/10a이다. 과연 이것이 우수한 재배기술로만 달성된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그나마 맛이라는 관점에서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골드 품종의 상품성에서 중요한 또 다른 기준인 골드색 발현에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대개 나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과다 착과시킬 경우 열매의 크기도 작아지고 골드색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재배환경이 우리와 비슷한 일본은 2∼2.5톤/10a을 적정 생산 목표치로 삼고 있다.

100∼160g 상품과 한 개를 정상적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대개 최소 4∼6장의 잎이 필요하다. 따라서 결과지 신초 하나당 열매를 1∼2개만 착과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착과시키기 위해서는 나무의 기본 모양을 심은 후 4년 동안 잘 잡아야 한다. 특히 주지선상의 짧은 그루터기 부주지를 기반으로 열매밑가지(결과모지)를 30~50cm 간격으로 잘 배치해야 한다.

과거의 생산기반과 유통 체계에 익숙한 유통가로서는 100∼120g이 무난하겠지만, 실질적으로 과실을 깎는 여성 소비자 관점에서는 140∼180g의 큰 과실 소포장 유통을 적극적으로 고려, 대비해야할 것이다. 특히, 최근 연구기관에서 육성되고 있는 신품종은 혼자 먹는 사람을 위해 아예 작거나 하나를 깎아도 여럿이 나눠 먹을 수 있는 큰 과실을 생산하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대과 생산 품종은 더욱 결과지 신초에 1~2개만 착과시켜야 맛, 크기, 골드색을 품질 기준에 맞출 수 있다.

열매의 크기를 재배 기술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꽃봉오리 단계에서부터 관리가 필요하다. 골드 품종을 재배하는 농가는 반드시 꽃이 피기 전에 꽃 솎기 작업이 필요하다. 꽃이 필 때까지 두거나 열매 단계에서 솎으면 나무의 초기생장에 이용하고 있는 지난 해 비축 양분이 불필요하게 나눠져 소모되기 때문에 열매 속 세포의 수에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큰 과실을 자연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꽃 솎기 작업을 통해 꽃 단계에서부터 씨방의 세포수를 증폭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품질이 동반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에게 신토불이(身土不異)를 요구할 수 없다. 또한 일본, 홍콩 등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기에 품질향상을 통해 한국산 참다래의 이미지를 저가 상품이 아닌 고가 상품으로 전환하여 부가가치 향상이 필요하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양보다는 품질이 우선이라는 생산자의 의식전환이 절실하다. 이런 의식전환과 실천이 이뤄진다면 국내 참다래 산업의 시장 경쟁력은 더 강해질 것으로 본다.

■곽용범<농진청 원예원 남해출장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