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한증(恐韓症)과 중국산꽃가루
공한증(恐韓症)과 중국산꽃가루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3.27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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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가 중국에게 졌다. 사드로 인해 나라가 힘이 없으니까 축구까지 졌다는 말이 시중에 돈다. 32년동안 한국은 중국에 축구만큼은 이겨왔다. 공한증, 한국을 두려워하는 증상이라는 말과 같이 한국 축구는 중국을 만나면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농업분야로 오면 경우가 달라진다. 이미 우리나라 농산물 시장은 중국산 수입농산물에 잠식당한지 오래다. 특히 정형과의 비율을 높이고 품질이 좋은 사과나 배를 생산하기 위한 꽃가루는 중국산 수입물량이 거의 100%에 육박하는 실정이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작년 수입산 사과꽃가루의 경우 중국산이 8건, 392kg으로 미국산 2건, 5kg에 비하면 압도적인 수준이다.

현장 농가들은 중국산꽃가루의 품질이 예전에 비하면 좋아졌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단지 한 국가에 우리나라 원예산업의 핵심이자, 종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꽃가루를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 국가의 농업미래를 담보로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사드로 인해 중국산 꽃가루의 수출을 차단될 수 있는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를 해야 한다. 한국가에만 너무 의존하기보다 미국, 네덜란드와 같이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

가장 필요한 것은 국산꽃가루 활성화를 통해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당장 중국산을 대체하기 어려워도 차츰 국산 꽃가루를 조금이나마 비축하고 보급해야 한다. 이와 관련, 정부의 꽃가루 생산단지 조성 사업은 농촌 실업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꽃가루 채취시기에 농업대학생의 참여를 유도해 미래의 건강하고 과학적인 영농후계자들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훌륭한 정책이 될 수 있다. 일회성을 넘어,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의 실천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축구는 졌지만 대한민국 강소농업은 이겨야 한다.

/류창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