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식물바이러스 어디서 오는가
새로운 식물바이러스 어디서 오는가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7.02.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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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바이러스는 현미경으로만 관찰이 가능한 식물세포 속에 존재하는 미세한 병원체로, 아미노산, 핵산, 리보좀 같은 식물세포의 물질들을 사용하지 않고는 스스로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식물체 안에서만 살 수가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식물에서 식물로 전염하게 되는데 바이러스마다 전염을 일으킬 수 있는 식물이 한정되어 있다. 바이러스가 어떤 식물에서 증식을 하면서 살아가는 경우 이 식물을 이 바이러스의 기주식물이라고 한다.

식물에서 바이러스의 전염은 진딧물이나 식물의 상처 난 곳을 통해 주로 이루어지며, 그 외 가루이, 응애, 선충, 곰팡이를 통해 일어난다. 진딧물에 의하여 전염되는 포티바이러스(potivirus)속에 속하는 바이러스는 식물바이러스 가운데 가장 많은 종류가 있으며 온대지역에서 피해가 많다. 한편 담배가루이에 의해 전염되는 베고모바이러스(begomovirus)속에 속하는 바이러스와 총채벌레에 의해 전염되는 토스포바이러스(tospovirus)속에 속하는 바이러스는 열대 및 아열대 기후에서 가장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이다.

최근 원예작물에 발생이 증가되어 경제적으로 가장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병은 포티바이러스, 베고모바이러스 및 토스포바이러스 속에 속하는 바이러스에 의한 병이다. 이들 바이러스는 환경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새로운 형태의 바이러스-매개충-식물-환경 상호작용을 형성하여 새롭게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10년 전부터 고추, 토마토, 멜론 및 배추 등의 주요 작물에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바이러스병들이 발생하여 빠르게 확산되어 기주작물에 정착하고 있다.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는 고추 잎에 반점 및 괴사증상을 일으키며 고추과실이 얼룩덜룩 해져서 상품성이 전혀 없어지는 피해를 일으키는데, 현재 고추 및 토마토 재배지에서 피해를 주고 있으며 화훼작물인 국화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토마토에 황화, 잎말림 및 위축증상을 일으키는 토마토황화잎말림바이러스병은 토마토 재배지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 멜론에 진딧물이 전염하는 박과진딧물매개황화바이러스가 최근에 발생하여 멜론에 가장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로 정착하고 있으며, 배추에는 벼룩잎벌레가 전염하는 것으로 알려진 황화증상을 일으키는 순무황화모자이크바이러스병이 새롭게 발생하고 있다.

새로운 바이러스병의 발생이 증가하는 원인 중의 하나는 국제적인 농산물 교역량의 증가로 인해 새로운 바이러스의 유입 기회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에 새롭게 발생하여 작물에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병의 특징은 대부분 진딧물, 담배가루이, 총채벌레와 같은 곤충에 의해 전염된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 곤충이 발육하기에 온도가 적절하며, 기주작물의 재배방법 및 재배기간 동안의 온도가 바이러스병 확산에 적절했기 때문이다. 식물바이러스는 바이러스별로 식물체내에서 증식을 위한 적정한 온도를 가지고 있어서 고온에 적응한 바이러스가 있는 한편 저온에 적응한 바이러스도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바이러스병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바이러스 전염원이 있고 매개충이 있으며 적절한 온도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따라서 새로운 바이러스병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가능한 근본적인 방법은 우선 바이러스 전염원이 없어야 한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해외로부터 식물체 및 농산물을 불법으로 들여와서는 절대로 안 되며, 새로운 소득작물로 재배하기 위하여 최근 열대 및 아열대 작물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식물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철저한 바이러스 검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정봉남<농진청 원예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