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이종태<경기동부과수농협 조합장>
기고 / 이종태<경기동부과수농협 조합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6.09.12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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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재해로 인한 농산물 가격급등 추석 물가인상 주범인가?

 
추석이 턱 밑으로 다가왔다. 금년에는 김영란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농산물의 선물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농업계에서는 어려운 농축수산물은 제외하여 달라고 하였으나 아직 진전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요즘은 농업인들은 이러한 시장의 변화에 촉각이 곤두서있다. 어찌되었던 농산물의 선물시장은 많이 위축 될 것이며 선물의 소비 형태도 지금까지와는 분명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어 나갈 것이다. 분명 농산물은 우리 실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필요재임에도 불구하고 늘 양면의 칼날처럼 가격제제와 조절의 대상이 되곤 한다.

금년의 더위는 108년만의 더위라고 한다. 몇 일전 언론 보도에서는 금번 무더위로 인하여 사과가 품질이 나빠져 판매가격이 60%이상 치솟아 추석 소비자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는 기사가 실렸다. 금번 보도는 소비자에게 추석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예측과 분석을 가미하여 무더위로 인한 사과의 생육불량 상황을 예로 하여 언론 대중인 소비자에게 설명한 것이다.

이 기사는 분명 소비자에게는 가치 있는 정보가 될 것이다. 그러나 사과를 생산하는 농업인에게는 이 기사를 접하면서 금년도 추석에는 사과의 소비가 둔화가 되겠구나! 하는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언론의 보도의 목표는 평범한 대중이고 분명 농업인도 그 대상이 분명한데 명절 대목 밑에 이 같은 보도를 일삼아 하는 언론의 관행적인 태도를 이해 할 수 없다.

명절 대목 밑에 관행적으로 보도
먹을거리 생산의지와 보람 꺽어

국내 농림어업의 모든 생산액(2015년 기준)을 다 합쳐야 32조원에 불과하다. 이는 1,500조원에 이르는 국내 총생산액의 2.1%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농축산물이 모든 물가인상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형국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가치 생산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의 가격조절 기능이 작동하여 균형가격을 통하여 달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농산물은 지금 현재의 수요가 차기의 공급에 반영되어 공급에 항상 늘 시차가 있는 상품이다.

이러한 공급의 비탄력성은 지금의 좋은 가격만 보고 차기의 생산계획을 결정해야 하는 농업인에게는 정말로 무거운 숙제이며 예측이 어려운 난제인 것이다. 더욱이 농산물은 기상불량이라는 변수가 항상 도사리고 있어 정말 어려운 생산계획을 수립해야 하는 어렵고도 고된 작업이다.

이러한 어려운 입장에 있는 농업인에게는 기상이변으로 인하여 부쩍 오른 농산물가격이 물가인상의 주범인양 보도하는 기사는 먹을거리 생산의 의지와 보람을 꺾는 일 것이다.

내년 명절에는 모든 언론에서 추석의 농산물 가격의 인상 소식을 전하면서 농산물이 물가인상의 주범이 아니라는 뉘앙스와 기상이변에도 농업인들이 열심히 생산하여 품질은 좀 떨어 졌지만 정말 맛있는 농산물이 생산되었다!며 온가족이 즐겁게 먹고 소비하자는 소식을 함께 전하여 주면 우리 농업인이 얼마나 신이 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