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섭<농업기술실용화재단 종자사업단장>
신진섭<농업기술실용화재단 종자사업단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5.12.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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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을 일으킨 종자, ‘종자’가 미래다

 
쌀, 밀, 옥수수, 콩 등 현재 주식으로 하는 종자 중 다수는 수십만 년에 걸쳐 인간의 선택을 받은 작물들이 대부분이다. 오랫동안 수렵과 채집으로 먹을 것을 구해왔던 인류는 종자 활용법을 터득해가면서 한곳에 정착해 농경생활을 시작하였다. 농경생활을 통해 식량을 저장하는 지혜를 얻게 되었고, 식량을 저장한 덕분에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으며, 이로 인한 여유 시간에 인간은 문명을 일으킬 수 있었다. 쌀, 밀, 옥수수 등 주요 작물의 원산지는 문명의 중심지가 되었다. 주요 작물의 재배 적지가 문명의 중심지가 되었다는 것을 보면 이를 뒷받침 해준다.

이렇듯 종자의 가치는 그 중요성이 높아 농업과 국가 산업의 근간이 된다. 종자 산업은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 연평균 10%가량 고성장하고 있는 미래 유망산업이다. 반면, 우리나라 종자 산업의 현실은 취약한 게 사실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다국적기업이 국내 유망 종자회사를 인수하거나, 신규법인을 설립해 국내에 진출하여 국내 종자 산업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켰다. 국내 종자 업체들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1%정도에 불과하며, 해마다 지불되는 로열티는 계속해서 증가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는 종자 산업을 발전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로 인식하고‘新성장동력산업’으로 선정하여 우리나라가 종자강국으로 우뚝 설수 있도록 강력한 종자산업 육성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종자산업 경쟁력 약화
2500톤 호남권 종자처리센터 구축 종자강국 거듭날 터

‘2020 종자산업 육성대책’은 미래성장 동력산업으로서 종자 산업을 육성하고자 농림축산식품부가 2009년 마련·시행하고 있는 정책으로서 R&D 투자확대, 민간역량 강화를 위한 기반조성, 수출전략품목 육성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중 민간역량강화 기반조성의 일환으로 전북 김제에 700억 규모의 민간육종연구단지(종자밸리)를 조성 중에 있으며 ‘16년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러한 중요 정책을 추진하는 중심에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종자사업단이 함께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종자산업의 효율적인 육성 및 지원을 위하여 2014년 10월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을 ‘종자산업진흥센터’로 지정하여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 및 향후 운영을 맡아 종자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종자산업의 진흥은 단지 ‘종자강국’이라는 타이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가올 식량전쟁의 위기와 제3차 세계대전을 막는 핵심 열쇠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종자산업진흥센터에서는 국내 종자 기업이 글로벌 기업에 대응할 수 있도록 첨단 연구 장비, 시설, 연구지원시스템 등 R&D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반시설 및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민간종자기업의 품종 개발, 사업, 수출 등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 구축, 첨단 육종연구 장비와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전문종합지원체계를 구성·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는 농촌진흥청에서 육종을 통해 개발된 우수 신품종을 증식하여 농가에 보급하는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업인의 소득을 증대시키고, 소비자들의 욕구와 삶의 질, 행복도를 높이는 등 얼리 어댑터(Early adopter)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삶의 질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웰빙(Well-being) 잡곡을 비롯한 슈퍼 푸드의 종자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런 우수종자 보급 사업을 확대하기 위하여 김제에 2500톤 규모의 호남권 종자종합처리센터를 2017년까지 구축하여 종자보급률을 효율적으로 높여 종자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갈 예정이다.

현재는 급격한 기후변화, 물과 식량을 찾아 국경을 넘는 난민, 각종 테러위협, 육식인구의 증가와 바이오연료 사용의 증가로 점차 높아지는 식량가격 등 우리의 청사진을 흐리게 하는 요소들이 산재되어 있는 시점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세계 평화에 이바지 할 수 있는 핵심 열쇠는 ‘종자강국’으로 가는 길 위에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수십만 년 동안 우리와 운명을 함께해 온 종자, 우리의 문명을 일으킨 종자, 다가올 우리의 미래에도 ‘종자’에 그 해답이 있다. 새로운 전북시대에 새로운 플랫폼(Platform)으로 종자산업의 메카로서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종자사업단이 역할을 다해 우리나라가 종자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