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 이용한 에틸렌발생제 개발, 세계시장 두드리다
숯 이용한 에틸렌발생제 개발, 세계시장 두드리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5.06.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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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틸렌 처리는 과일이 만들어 내는 에틸렌과 호흡을 증가시키고 과일의 성숙과 노화를 촉진시켜 사과 등 과실의 저장기간을 줄이는 불리한 측면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적절한 에틸렌 제어는 과실의 신선도 유지에 필요하다. 반면, 떫은감을 홍시로 제조할 때, 바나나를 익히거나, 키위 등을 말랑하게 후숙시킬 때에 에틸렌을 적절히 처리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맛있는 과일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상업적으로는 과일의 후숙을 위해 창고에서 에틸렌가스를 처리하기도 한다. 상자 단위로 에틸렌가스를 처리할 때는 여러 화학약품을 이용해 왔는데 잔류 문제, 노동력증가 등 많은 불편함이 있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연구팀에서 ‘숯을 이용한 에틸렌발생제’를 개발해 가정에서도 ‘떫은감 홍시’, ‘참다래 후숙’을 친환경적으로 손쉽게 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현지에서 실시하던 후숙 처리를 도소매점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어 후숙용 과일의 유통방법을 개선하고 수출상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 <에틸렌 발생제>
▲개발 동기
에틸렌은 과실을 후숙, 연화시키는 물질로 과일에서도 만들어지는 인체에 무해한 물질이다. 과일의 노화를 촉진하기도 하지만 덜 익은 과일이나 후숙이 필요한 과일을 익히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그래서 상업적으로 에틸렌은 덜 익은 바나나, 참다래, 오렌지 등의 과일을 수확한 후에 후숙을 촉진시키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후숙 과일들은 장거리 이동을 고려해 일찍 따는 경우가 많은데 판매점에 도착한 시간에 팔 수 있는 상태로 익지 않으면, 소비자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아울러, 과일 자체에서 발생하는 에틸렌을 이용하면 오랜 시간이 필요해 추가 노동력 및 경쟁력을 저하시킨다.
▲ 에틸렌이용 과실(감)
국내에서는 과거에 떫은감 홍시 제조 시 사용된 물질에 대한 위해성 논란이 있어 농진청에서는 ‘에틸렌 발생제’를 품목 고시해 떫은감 생산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 제품도 화학약품인 에테폰과 수산화칼륨을 액상으로 혼합해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더불어, 국내에서 생산된 참다래를 후숙시키는 마땅한 방법이 없어 사과를 넣는 방법이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국내외에서 좀 더 간편한 에틸렌발생제가 필요했다.

▲구체적인 성과
△숯의 흡착 원리를 역이용하다
저장유통연구팀에서는 친환경 천연소재인 ‘숯’ 자체의 가스 흡착원리를 역이용함으로써 에틸렌 발생제를 개발했다. 즉, 숯에 에틸렌가스를 인위적으로 포화시켜 밀봉한 후 필요할 때 개봉하면 에틸렌가스가 서서히 나오도록 하는 원리다.
▲ <에틸렌 발생제>에틸렌이용 과실(참다래)
숯을 이용한 에틸렌 발생제를 활용하면 홍시 제조 및 참다래 후숙에 필요한 에틸렌 가스가 자연스럽게 발생하면서 현장에서 훨씬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홍시 및 참다래에 직접 접촉해도 전혀 해가 없는 숯이므로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제품이다. 이 제품을 청도반시와 참다래 유통현장에 적용한 결과, 3~5일 만에 떫은감이 홍시로 쉽게 연화됐고 참다래도 먹기 좋은 상태로 쉽게 후숙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은 10kg 박스당 1개만 넣으면 되는데 에틸렌 발생제 가격은 개당 380원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해외시장을 겨냥하다!
 떫은감 생산량의 50%인 11만톤이 홍시로 제조·유통되는 시장에서 이번에 개발된 제품이 전부 사용된다면 약 43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참다래의 경우엔 9억원의 경제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참다래의 천연 후숙 방법이 전무한 전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면 연간 약 114억원의 산업적 이득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제품은 화학약품을 사용하던 기존의 관행방법을 종식시킴으로써 후숙용 과실의 새로운 유통방법으로 확립되고 있으며 향후 관련 유통시장에 일대 변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한다.
그동안 참다래 후숙을 위한 마땅한 방법이 없어 상자 안에 사과나 바나나를 넣거나 그냥 실온에서 물러질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는데 이 개발된 제품으로 이러한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될 수 있다.
■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연구팀 농업연구관 임병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