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해충의 친환경방제 위한 페로몬 유인제 개발
과수해충의 친환경방제 위한 페로몬 유인제 개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5.03.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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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로몬 트랩 살피기
 
과일나무에 피해를 주는 다양한 해충 중에서도 나방은 과일에 직접 해를 끼쳐 품질을 떨어트리고 나무줄기를 갉아 먹어 큰 피해를 준다. 하지만 나방을 방제하기 위해 살포하는 살충제는 효과도 적고 사람과 환경에 많은 악영향을 끼친다.
선진국에서는 페로몬을 이용해 해충을 방제하는 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곤충은 페로몬으로 신호를 주고받는데 교미할 때는 성페로몬으로 암컷이 수컷을 유혹한다. 이런 성질을 이용하여 해충을 유인하여 친환경적으로 방제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 과수원에 발생하는 나방류 해충 중에서 사과유리나방, 복숭아유리나방, 애기유리나방, 큰유리나방, 열매꼭지나방, 사과애모무늬잎말이나방을 유인하는 페로몬을 찾아내 효과적인 페로몬 유인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젠 농약 사용을 줄여도 페로몬 트랩으로 나방을 제거하거나 페로몬을 이용한 교미교란제로 번식을 차단하는 방법으로 골치 아픈 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할 수 있게 됐다.

▲개발 동기

▲ 나방 유인 살충
과수에 발생하는 여러 종류의 해충 중에서 나방이 유독 문제가 되는 이유는 나방의 애벌레가 과일이나 줄기 속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해를 봐도 쉽게 발견하지 못하고 약을 뿌려도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농약을 줄이고 해충 제거를 위한 방법으로 성페로몬(sex pheromone)을 이용한다. 나방 암컷이 성페로몬으로 수컷을 유인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예를 들어 접착제가 발린 종이에 성페로몬이 들어있는 물체를 놓아두면 여기에 나방이 날아와 붙어 발생 여부와 발생 시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과수에 큰 피해를 주는 주요 나방은 심식나방류, 잎말이나방류, 유리나방류 등이 있다. 일부 나방은 외국에서 밝혀진 성페로몬 물질을 우리나라 과수원에 그대로 적용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우리나라에서만 크게 번성하고 있는 나방에 대한 성페로몬 연구는 외국에서도 이루어지지 않아 대응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우리나라 과수원에 피해가 큰 나방들의 친환경 방제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성페로몬 유인 물질에 대해 연구했다.

▲구체적인 성과

▲ 교미교란제
△나방 종류마다 다른 페로몬 성분 연구
곤충은 페로몬 성분으로 서로 소통한다. 가까운 종은 페로몬 성분 비율이 조금씩 다른데 사람마다 언어가 다른 것과 같다. 효과적인 페로몬 유인제 연구를 위해 성페로몬의 구성 성분이 잘못 알려졌거나 연구된 적 없는 나방들을 전국에서 채집하여 서로 다른 페로몬을 조사했다.
실험실에서 연구된 분석 결과를 토대로 페로몬 후보 물질들을 다양한 비율로 섞어 과수원에 트랩을 설치했다. 종에 따라 효과를 내는 비율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수컷 나방을 가장 잘 유인하는 성분의 종류와 비율을 찾아냈다.
그 결과 우리나라 과수에 피해를 주고 있는 나방들은 아래의 표와 같은 성분과 비율로 페로몬이 구성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유리나방들의 페로몬은 구조와 비율이 조금씩 다른데 다른 종과 헷갈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국 실정에 맞는 페로몬 유인제 개발
외국에서 들여온 페로몬 유인제들은 국내 해충에 대한 효과가 낮고 외화가 유출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번 개발로 국내에 적합한 페로몬 유인제를 개발할 수가 있게 됐다.
페로몬 제품 중에서도 교미교란제를 사용하면 수컷 나방이 암컷을 찾지 못해 번식을 방해하게 된다. 나방 애벌레가 한번 생기면 제거가 힘들어서 처음부터 생기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제 방법이다.
또한, 페로몬 유인제, 페로몬 트랩, 교미교란제 등을 사용하면서 농약 사용도 줄일 수 있게 됐다. 친환경 농산물에 관심이 많은 요즘 소비자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기 되었으며 관련 산업 활성화로 추가적인 고용창출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원예특작과학원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관 양창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