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05.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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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국화와 술=국화를 소재로 하여 선비의 풍류를 읊고 있는 것이다. 국화꽃잎을 술잔에 뛰워 두고 이를 바라보며 흐뭇해 하는 선비의 여유로운 마음을 엿볼 수 있다.또 다음과 같은 시조가 있다.하로밤 가을 서리에 만산 홍록이 꽃인지 입인지 알 수가 없네다동원에 솟는 달은 일년중 제일이오 벽파에 피인 구름 비단의 문채인지 고기 비늘인지 알 수가 없네동자야 국화주 만이 걸러라 육각정 오신 친구 차레로 모시어라 장취불성조선 초기의 문신 강희맹은 《속동문선》에 실려 있는 <우국재부>라는 글에서 국화주의 풍미를 다음과 같이 읊고 있다.빽빽한 잎은 푸르고 무성하네서리를 맞으니 그 모습 더욱 빼어나고엷은 햇살을 받으니 그 맵시 더욱 곱구나꽃잎을 따서 술을 빚으니 그 향기 더욱 그윽하고누런 꽃송이 술잔에 띄우니 그 꽃다운 모습 드러나네목구멍이 트이고 가슴속까지 씻겨져천연한 향기 온몸에 스며들고간담과 살이 뼈에까지 배어드니외물과 나를 모두 잊으리라이 즐거움 무슨 말로 나타내리나와 국화 함께 취향으로 돌아가네.▲설화△감곡=옛날 중국 하남성의 어느 산중에 물맛이 아주 달콤하고 더구나 그 물을 계속해서 마시면 누구든지 불로장수한다고 하는 진귀한 계곡이 있었다. 이 계곡의 이름을 감곡이라 했다고 한다.그런데 이 계곡의 물맛이 좋은 것은 계곡의 양 언덕에 군생하고 있는 감국 떨기가 언제부터인가 계속해서 꽃잎을 물속에 떨어뜨려온 때문이었고, 거기다 무엇보다도 신기한 것은 그 계곡의 물을 음료수나 취사용으로 사용하고 있던 주민들은 왠일인지 모두 장수하는 사람뿐이었는데 아주 장수하는 사람은 140~150세를 넘고 80~90세는 요절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조사를 해 보니 국화에는 몸을 가볍게 하고 기력을 충실하게 하는 효력이 있었고, 사람들이 장수하게 된 것은 바로 국화의 자양을 담뿍 머금고 있는 이 감곡수 덕분이라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다.이 고을에 부임해 온 역대 지방관들이 이러한 비밀을 전해듣고 현지에 명해서 정기적으로 감곡의 물을 보내게 해서 자주 마셨는데 역시 그 효력이 있어 두통이나 중풍도 나았다고 한다.이른바 감곡이나 국담의 전승으로 이와 비슷한 이야기는 한나라 응소의 《풍속통의》, 진나라 갈홍의 《포박자》, 《한서》 <지리지>등에서 볼 수 있다. 그중 《풍속통의》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남양 역현에 감곡이 있는데 곡수가 감미롭다. 그 산 위에는 많은 국화가 있는데 물이 산 위에서 흘러내린다. 그 골짜기에는 그 자액을 받아 살고 있는 집이 30여 호가 있는데 따로 샘을 파지 않고 모두 이 물을 마시는데 상수는 120~130세이고 중수는 10여세이다. 하수는 70~80세 정도인데 이는 대요라고 한다. 국화는 몸을 가볍게 하고 기를 더해주기 때문이다. 왕창.유관.원외등은 남양 태수가 되었는데 이말을 듣고는 역현에 명하여 매월 20곡의 물을 가져오게 하여 음식에 사용하였는바, 이들은 풍과 현기증 등의 병이 있었으나 모두 깨끗이 나았다.또 《한서》 <지리지> ‘홍농군 석현’항에서 “황수는 황곡에서 나오는 국수로 석곡에서 나와서 모두 동쪽으로 흘러 역현에 이르러 단수로 흘러 들어간다. 안사고 주에 국수는 이른바 국담이다”라고 하고 있다.또 한나라 동방삭의 저작이라고 전해지는 《해내십주기》에서는 “상수는 200~300세이고 평균 100세의 수명을 누렸다”고 하고 있다.이 감곡이 있는 지명은 형주 국담, 남양 역현, 하남 내향현등 여러 가지로 되어 있으나 어느 것이든 현재의 하남성 남양시 내향현 부근을 가리킨다고 한다.이 설화는 예부터 유명하여 문학이나 회화 등 여러 장르에서 숱하게 다뤄져 왔다. 이것은 일종의 유토피아 전설로써 도원경의 설화와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다.△중양연=오늘날 전승되는 중양절 행사의 유래는 중국 양나라의 오균이 쓴 《속제해기》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후한 때에 여남 땅에서 선사 호공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하는 비장방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환경은 오랫동안 비장방에게 수학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비장방이 말하기를, “9월 9일 너의 집에 큰 재난이 있을 것이니 제액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방법은 주머니를 만들어 오수유를 그속에 넣어 팔에 걸고 높은 곳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면 화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그에 환경은 그 말에 따라 9월 8일에 뒷산에 올라가 국화주를 마시다가 9월 10일 집에 돌아와 보니 닭·개·소·양 등이 모두 죽어 있었다. 비장방은 이 말을 듣고 말하기를 “그 짐승들은 사람 대신 죽은 것이다”라고 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