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길<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조경학과 교수>
조현길<강원대학교 산림환경과학대학 조경학과 교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5.01.2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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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과수원의 탄소저감 효과 및 증진방안

 
온실가스 및 기후변화는 현재 가장 심각한 세계 환경관심사 중의 하나로서, 농산물의 저탄소 생산에 대한 관심과 요구가 점차 부각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에서는 현재 농식품을 포함한 산업제품의 탄소성적표지제도, 친환경 생산 녹색인증제도 등을 운영하여, 관련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그린카드 포인트를 제공하고 해당 기업에 정부발주공사나 수출 마케팅을 우대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도를 수행하여 해당 농가의 국내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으나, 농산물의 국제적 수출경쟁력을 확보할 제도는 부재한 상황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경 관련 탄소배출계수 개발에 대한 국내연구(농촌진흥청, 2013)가 다소 수행되어 왔으나, 주로 벼재배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과수의 탄소흡수 및 배출을 계량화한 연구는 국내외에 걸쳐 미진한 실정이다. 
따라서 국내 대표 과수인 사과나무를 대상으로, 직접수확법을 통해 탄소저장 및 연간 탄소흡수를 용이하게 산출하는 계량모델을 개발하여 과수원의 탄소저감 효과를 추정하는데 필요한 실용적 정보를 구축하였다. 또한, 사과나무 재배과정에서 관리에 기인하여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파악하여 저탄소형 과수원 운영에 필요한 기반정보를 마련하였다. 본 연구에서 탄소저장량은 수목이 생장하면서 여러 해에 걸쳐 축적한 총량을, 탄소흡수량은 수목이 한 해 동안 흡수한 양을 각각 의미한다.
연구대상 과수원은 연구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연구진이 거주하는 춘천시의 과수원 중 연구를 수락한 2개소의 사과나무 과수원을 최종 선정하였다. 이후 연구대상 과수원에서 유목에서 성목에 이르는 일정 간격의 근원직경 크기를 고려한 15개체의 수목을 구입하여, 근굴취를 포함하는 직접수확법에 의해 개체당 부위별 생중량 및 전체 생체량을 산정하고 탄소함량 분석을 통하여 탄소저장량을 산출하였다. 근원부의 줄기 원판을 채취하여 직경생장을 분석하고 연간 탄소흡수량을 산정하였다. 아울러, 연구대상 과수원과 전국의 34개소 과수원을 대상으로 전정, 제초, 관수, 시비, 병충해 방제 등을 포함하는 관리실태를 조사하여 연간 탄소배출을 계량화했다.
 
이 연구에서 개발한 사과나무의 탄소저장 및 흡수량을 산정하는 계량모델은 표 1과 같다. 이들 계량모델은 근원직경을 독립변수로 단목의 탄소저장량과 탄소흡수량을 용이하게 추정할 수 있는 모델로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고(p<0.0001) r2이 0.91 이상으로서 적합도가 높았다. 사과나무의 탄소저장 및 연간 탄소흡수량은 모두 직경생장과 더불어 증가하였고, 직경급 간 그 차이도 직경이 커질수록 증가하는 경향이었다. 여기에서 근원직경은 지표면과 접하는 수간의 직경을 의미한다.
사과나무의 근원직경 10 및 15cm인 사과나무 단목은 각각 9.1 및 21.0kg의 탄소를 저장하고, 연간 1.0 및 1.6kg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직경 10cm인 사과나무는 16L의 휘발유 소비로부터 배출되는 탄소량을 저장하는 셈이었고, 해마다 2L의 휘발유 소비로부터 배출되는 탄소량을 상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연구대상 과수원의 단위면적당 탄소저장 및 흡수량은 각각 3.81t/ha, 0.42t/ ha/년이고, 연간 탄소배출량은 1.33t/ha/년이었다(그림 1 참조). 연간 탄소배출량은 탄소저장량의 약 35%에 해당하였으나 탄소흡수량보다 3배 더 많았다. 관리행위 중 관수에 의한 탄소배출량이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병충해 방제, 시비, 제초 등의 순이었다(표 3 참조). 사과나무의 관리에 따른 탄소배출량이 상당한 만큼, 과수원의 탄소저감 효과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저탄소 관리방안에 대한 농민의 동참이 요구된다. 아울러, 이러한 노력을 수행하는 농민에게는 담당기관에서 해당 관리방식으로 전환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일부 지원해 주거나, 사과의 가격을 상향 조정해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관수는 관리행위 중 탄소배출이 가장 많은 관수의 경우, 분사관수에 의한 에너지 소비량이 점적관수보다 단위시간당 약 11배나 더 많으므로, 점적관수 방식을 통해 탄소배출을 저감함이 바람직하다.
병충해 방제는 농약의 시용기준을 준수하되, 사과나무 재배 시 많이 발생하는 응애류, 진딧물 등은 천적을 이용하여 방제한다. 국외에서는 진딧물의 천적으로 이미 풀잠자리류 및 무당벌레류를 대량 증식하여 판매하고 있다(www.gca. or.kr).
비료는 농업과학기술원의 시비기준을 준수하거나, 농업기술센터의 토양정밀검정 서비스를 이용하여 토양 분석 후 처방에 따라 적정 시비량을 적용한다.
▲ <그림 1> 연구대상 과수원의 탄소수지
제초는 화석연료를 소비하는 예초기 가동을 최소화하거나, 녹비작물 등을 재배하여 잡초 유입을 방지하면서 제초 요구도를 사전 제어한다. 대표적인 녹비작물로는 자운영, 보리, 호밀 등이며 이는 토양에 유기물을 공급하여 화학비료 시용도 절감할 수 있다.
전정 가지는 토양 내의 탄소축적을 도모하기 위해 소각 대신 퇴비, 멀칭재료 등으로 활용한다.
이 연구는 근굴취를 포함한 직접수확법을 통해 과수원의 탄소저감 효과를 계량화하는 난이성이나 복잡성을 극복하는데 있어, 국내외에 걸쳐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다. 연구결과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수출검역 관련 저탄소 생산인증제도의 도입에 활용하여 과수의 국제적 수출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2013년도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시행한 농산물 수출검역촉진사업으로서, 이에 감사드린다. 아울러, 사과나무 굴취와 관리 모니터링에 적극 협조해준 대상 과수원 경영주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