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근<부천원예농협 조합장>
이종근<부천원예농협 조합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5.01.1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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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동시선거, 신뢰의 공간으로 만들자

 
새해, 새로운 해가 떠올랐다. 흐린 날이 많았던 한해가 저만큼 물러가고 어렵게 찾아온 새해다. 지난해는 사회적인 혼란과 아픔으로 온 국민이 힘들었고 중국, 베트남과의 FTA 타결 및 농산물 소비 침체로 농민들의 절망도 깊었다. 해넘이, 해돋이를 하며 모두가 마음을 다해 기원했겠지만 새해엔 화합과 배려가 우리 사회에 가득했으면 좋겠다.
우리 농업인들에게 2015년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개별적으로 치러왔던 조합장 선거를 오는 3월11일 전국 동시, 한날에 치르기 때문이다. 농협 뿐 아니라 수협, 산림조합장 선거까지 한날에 치르는 제1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다. 조합장 선거는 이제 규모나 의미 면에서 국내 4대 선거 가운데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한편으론 기대감이 크지만 또 한편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불법 사실이 포착돼 고발 조치된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금품 제공 등으로 벌써부터 수사 대상에 오른 후보들이 나오고 있으니 지나친 과열 양상을 보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지방의회 의원으로 일하며 여러 차례 선거를 치러 본 필자로서는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나 조합원들이 첫 조합장 동시 선거를 잘 치르길 바라는 마음이 특히 크다. 지나친 욕심에 의도적으로 상대를 비방하고 금품, 향응을 제공하다 덜미가 잡힌 경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다만, 까다로운 선거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거나 소위 주변 단속을 못해 뒤늦게 가슴을 치며 곤욕을 치르는 후보들을 보면 안타깝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한 쪽 눈을 슬쩍 감는 순간 문제가 발생하는 곳이 선거판이다. 과거 개별 조합별로 실시되던 조합장 선거의 관행 중 버려야 할 부분은 이번 기회에 꼭 청산해야 한다. 답은 간단하다. 법을 준수해 지켜야 할 것을 반드시 지키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가 조합원들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농협중앙회도 공명선거자문단을 발족하고 공명선거 홍보 서포터즈를 모집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위탁선거법 위반 조합에 대해 자금지원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누군가의 제재가 무서워서가 아니다. 조합장 선거에 나서는 인물이라면 사명감을 갖고 조합원들과 우리 사회에 정정당당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첫 동시 선거를 분열과 불신의 장이 아니라 화합과 신뢰의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 의미 있는 첫걸음으로 2015년 연말엔 ‘어려움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참으로 좋은 한 해였다’고 입 모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