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최근에는 시장 개방화에 따른 국내 소비 안정화 및 국외 수출용 품종 등으로 육종 목표가 더욱 구체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육종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맞춤형 육종 프로그램이 개발되어야 한다.
현재까지의 사과 육종 프로그램을 통하여 25 품종을 육성하여 보급하였으며, 이 중 ‘홍로’는 중생종 사과로 추석 시장을 책임지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목표 육종에 부합하는 장기적인 육종 전략을 위해서는 교배 양친에 활용되는 유전자원 집단에 대한 효율적인 관리 및 보존이 요구된다. 유용한 유전자원은 작물의 개량 및 연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지금까지 많은 국가들이 유전자원의 수집, 보존에 치중하여 국가별로 유전자원 은행을 운영하는 등 다수의 유전자원을 관리하였다.
국내에 보유 중인 사과 유전자원은 야생종, 대목, 해외 도입종을 포함하여 약 1,300여점으로 형태학적인 표현형 및 유전자형이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유전자원을 이용하여 사과 육종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효과적인 핵심 집단의 구축이 필요하다. 핵심집단이란 한 작물에서 유전적인 다양성은 극대로 하며 반복성은 최소로 하는 ‘core collection’을 말하는데, 핵심집단의 구축을 통해 유전자원 활용성을 높이고, 동시에 많은 유전자원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도 가능하다.
미국 농업연구청 식물유전자원연구소에서는 총 3,000여 종의 사과 유전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표현형을 기반으로 260여종의 품종 및 야생종을 선발하여 유전자원 포장 내에 핵심집단포를 조성하여 별도 관리하고 있으며 정기적인 협의회를 통해 효율적인 관리에 대한 논의를 해 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2년에 사과 육종을 위한 핵심집단 구축 과제가 시작되어 유전자원 핵심집단 양성을 위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국내 보존 중인 유전자원 전체 집단의 10% 수준의 핵심집단 선발을 목표로 하여 형태적 형질 조사, 주성분 분석, 군집 분류, 예비 핵심집단 작성 등의 단계로 수행할 예정이다. 표현형 중심의 예비 핵심집단 선발과 동시에 분자마커를 활용한 유전자형 중심의 핵심집단을 선발하여 비교 분석 후 최종적인 핵심집단을 선발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양친이 알려진 품종과 야생 수집종 위주의 형태적 형질을 조사하였다. 엽 길이, 엽병 길이 등을 포함한 엽 형질 7가지, 과실 무게, 당도 등 과실 형질 16가지의 총 23개의 형태적 형질을 조사하였으며, 조사된 품종을 이용한 주성분 및 군집 분석도 진행 중에 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사과 유전자원의 활용도를 극대화하여 소비자나 재배 농가 뿐 아니라 수출 가능한 품종 육성의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벌써 절반의 연구가 진행되었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유전자원 핵심집단이 구성되어 맛, 크기, 숙기, 색깔 어떤 것이든 원하는 사과를 육종하기 위해 핵심집단에서 맞춤형 교배 조합을 꺼내 활용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농진청 원예원 사과시험장 농업연구사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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