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 농산물의 60%가 도매시장을 거쳐서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도매시장을 경로하게 되면 농산물은 산지유통인, 도매법인, 중도매인 등을 거쳐 5~6단계의 유통경로를 거치게 된다. 이렇게 유통경로를 거칠 때마다 유통비용은 증가하게 된다. 유통비용은 최종가격에서 농가수취가격을 제외한 가격으로 수송비, 포장비, 상하차비, 인건비 등의 비용과 유통이윤을 합친 비용이다. 평균 유통비용률은 평균 40~45% 수준으로 소비자가 사는 농산물 가격의 절반이 유통비용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산물 유통의 대안으로 나온 것이 직거래이다. 직거래는 소비자와 농가가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지만 농가입장에서는 소비자 확보와 발송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과 미국, 유럽에서는 발전된 직거래 형태로 로컬푸드 직매장이 등장했다.
농가에서는 도시 인근의 로컬푸드 매장에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자신이 가격을 정해 납품하면 소비자들은 로컬푸드 매장에서 신선한 농산물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로컬푸드 매장은 판매의 역할을 하면서 농가에게 판매수수료를 통해 운영된다.
특히나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도매시장까지 이동하지 않기에 이동시간이 줄어 농산물을 신선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에서는 지산지소운동이라하여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자는 운동이 지속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로컬푸드 직매장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장마철 이후 가격이 급등한 농산물의 일반 소매가격과 4개 로컬푸드 직매장에서의 가격을 3차례에 걸쳐 비교한 결과 직매장 판매가격이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특히, 직매장은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것뿐만 아니라 품질에서도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였는데, 농협 경제연구소가 지난 5월 실시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로컬푸드 직매장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신선한 농산물이 많다’고 응답한 비중이 56.4%를 차지했다.
직매장에 참여하는 농가의 소득은 직매장 참여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작년 4월부터 운영 중인 완주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참여농가의 경우 10%에서 최대 200%까지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자체 조사됐다.
농식품부는 로컬푸드형 직매장을 2016년까지 100개소로 확대시킬 계획이며, 금년 중에는 정부 지원 및 자체 사업을 통해 40개 내외의 직매장이 운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 로컬푸드직매장 적극 나서는 품목농협
품목농협도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아산원예농협(조합장 구본권)이다. 아산원협은 지난 9월 10일 하나로마트 내에 샵인샵 형태로 로컬푸드 직매장을 개설했다.
아산원협 로컬푸드직매장은 아산원협 로컬푸드 매장은 165㎡의 작은 규모이지만 하루 평균 1,000여명이 찾아와 축·수산물을 제외한 농산물과 농산가공품으로 처음 개장했을 때에는 일평균 600만원에서 최근에는 800여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광양원예농협(조합장 김영배)은 농촌 고령화, 소규모 다품목을 생산하는 소농가, 지역농산물 소비촉진과 안전한 지역농산물에 대한 수요 증대를 고려해 오래 전부터 로컬푸드 사업을 준비했다.
김영배 조합장은 “우리 원예농협은 2000년대 초반부터 농산물을 규합해 생산 조직을 구성하고 다양한 품목을 재배, 판매해왔으며 로컬푸드 개념의 사업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양원협은 내년 공판장 옆에 로컬푸드 직매장(건축면적: 662㎡)을 건립할 예정이며 사업설명회를 갖고 지속적으로 관련 교육도 실시한다. 제품의 포장, 위생 분야도 추가해 직매장을 방문하는 장거리 소비자, 생산자를 위한 편의도 제공한다. 독립매장형태로 농협 하나로마트와 연계해 추진될 것이다.
정읍원예농협(조합장 손사선)도 로컬푸드 직매장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정읍원협은 2013년도 전라북도에서 실시한 로컬푸드 직거래유통시설확충사업 공모에서 선정된 정읍원협은 도비 3억7천5백만원과 시비 1억8천750만원, 자담 1억8천750만원 등 모두 7억5천만원을 들여 오는 12월까지 오픈할 방침이다. 정읍원협 로컬푸드 매장은 포장 및 시설장비와 저장시설 등을 갖출 계획이다.
생산자를 생각하고 소비자를 배려하는
아산원예농협 로컬푸드 직매장

있는 참여농가
로컬푸드 직매장의 성공은 농가에 유통비용 축소로 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싱싱한 제철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 하려는 소비경향과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아산원협 로컬푸드직매장 김창수 팀장은 “고객수가 꾸준히 늘고 있고 매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지역에서 바로 생산된 농산물이라 신선도가 높고 유통단계를 줄였기 때문에 인근 매장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품목구비도 소비자들의 인기를 끄는 요인이다. 김창수 팀장은 “자색돼지감자, 산수유, 산도라지 같은 품목들도 농가들이 매장에 진열하면 소비자들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품목이라 좋아한다”고 말했다.
참여농가에 따르면 “생산한 농산물을 포장부터 진열까지 스스로 해야 하고 판매잔량은 농가 스스로 수거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유통 마진을 줄이고 적정 가격으로 판매하다보니 꾸준히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수입이 짭짤한 편이다”고 말했다.
샵인샵 형태의 직매장은 하나로마트 매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일반적으로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인해 하나로마트의 농산물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염려와는 달리 방문 소비자의 수가 증가하면서 하나로마트 실적까지 오르고 있다.
김 팀장은 “하나로마트와 연계돼 있어 농산물뿐만 아니라 공산품과 식품 등 한 번에 구입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더욱 편리하게 쇼핑하기 때문에 하나로마트 매출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승우 기자